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4.12.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튿날인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4.12.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조류 충돌로 인한 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오전 무안공항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과 강정현 과장은 “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오전 8시59분께 사고 여객기가 관제탑에 ‘구조 신호’(메이데이)를 세 차례에 걸쳐 보냈고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8시54분께 착륙을 위해 무안공항에 접근하던 사고 여객기는 3분 뒤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정보를 듣고 복행했다. 복행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이륙하는 조치다. 이후 오전 9시께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바퀴가 아닌 항공기 기체로 착륙을 시도하는 것)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강 과장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복행 과정에서 한 바퀴를 선회해 원래 방향으로 활주로에 진입해야 하는데, 사고 여객기는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하다가 활주로 1천200m 지점에 착륙,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을 규명할 블랙박스와 항공일지를 수거한 상태이며, 이날 김포국제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겨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또 전날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B737-800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으로, 제주항공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항공편에 투입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을 운용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