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2024.12.30./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오산시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2024.12.30./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30일 오후 5시께 찾은 오산시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는 적막했다. 분향소에는 일가족의 위패가 흰 국화들로 빼곡히 둘러싸여 있었다. 종종걸음으로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한 손에 흰 국화를 든 채 위패를 응시하다가 안타까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산시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엄마와 10대 두 딸, 초등학생 막내아들 등 일가족 4명이 참변을 당했다.

이날 오산시청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가 다닌 초등학교의 재학생들을 비롯해 앳된 얼굴을 한 아이들이 잇따라 찾아왔다. 분향소에 헌화를 한 뒤 눈물을 흘리는 친구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는 이도 있었다. 김모(13)군은 “같은 학교에 다닌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달려왔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교복을 입은 채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온 10대 학생들도 있었다. 성호고등학교에 다니는 유모(18)군은 “또래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SNS에서 합동 분향소를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비현실적인 사고 이야기에 학교 친구들도 다들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네 주민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오산 시민들은 참담한 심정을 표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분향소에 방문한 김모(32)씨는 “오산은 작은 도시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데, 동네 사람이 사고 당사자라는 소리를 듣고 충격이 컸다”며 “희생자 수가 점점 늘어나는 뉴스를 보면서 세월호 때 트라우마가 떠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모(40)씨는 “사고 당사자가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소리를 듣고 퇴근 후 분향소를 찾았다”며 “아파트 단지에 희생자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까이 사는 이웃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사실이 충격적이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산시에 따르면 합동 분향소에는 이날 운영을 시작한 오후 4시부터 6시 20분까지 총 185명이 다녀갔다. 오산시는 오는 4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 사이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