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지역 잔여부지 4곳 공모

물동량 반등 기대 불구 3곳 유찰

건설비 부담·유치 불안정 등 원인

공항公 “상황 파악후 재공모 추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화물 물동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공항 자유무역지역 내에 있는 물류단지 민간사업자 모집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물류단지 잔여 부지 4곳에 대한 민간투자 사업시행자를 모집한 결과, 3곳이 유찰됐다고 30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2021년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던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이 올해 반등하면서 이번 입찰에 많은 업체가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7.8% 증가한 296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지역 입주에 대해 문의하는 글로벌 포워더나 화주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런데 입찰 결과를 확인해 보니 4개 부지 중 1만㎡가 넘는 대형 물류단지 부지 3곳에는 단 한 개의 업체도 참여하지 않았다. 인천공항공사는 고물가로 인한 건설비 부담 때문에 대규모 부지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 나온 대규모 물류단지 부지에 관련 시설을 지으려면 최소 4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보고 있다. 대내외적 여건으로 공사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가 계속 상승해, 중소기업은 입주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인천공항공사 설명이다.

수출입 화물 유치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이번 입찰이 유찰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관세 상승 등 자국 보호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망도 안정적이지 못할 것으로 물류업체들은 판단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30년 동안 토지를 임차해 물류창고를 짓는 것이 업체들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중소 업체도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할 수 있도록 공사가 직접 물류시설을 조성해 각 업체에 공급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시장 상황을 파악한 후 적절한 방법으로 재공모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미래 항공화물 성장을 견인할 우수 기업을 유치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