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장소에 아직 잔해 널브러져…
현장 텐트 유가족, 끊임없이 통곡
“내 일 같아” 분향소 봉사자 분주
평화롭던 전남 무안군을 아비규환으로 만든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틀째인 30일,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현장 분위기는 슬픔 그 자체였다.
이날 오전 찾은 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불에 탄 여객기 시트와 책자 등 비행기 내 잔해물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일본 NHK, 알자지라 방송 등 해외 언론들도 분주하게 현장을 기록하고 있었다.
유가족들이 모여있는 무안공항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울음바다였다. 1층과 2층에 설치된 텐트에서는 유가족들의 통곡이 끊이지 않았다. 유력 정치인들이 이곳에 들러 유가족의 손을 잡았지만, 그들의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무안실내체육관에는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며 봉사활동에 앞장선 자원봉사자들이 침울한 분위기를 달래주고 있었다. 이들은 식사를 비롯해 핫팩과 커피 등을 나눠주며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자원봉사자 홍모(56)씨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일손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자발적으로 나오게 됐다”며 “원인은 밝혀지겠지만, 이런 참사가 더 이상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전력공사 사회봉사단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에 나선 최모(45)씨도 “과거 무안공항을 통해 해외로 다녀온 경험이 있다”며 “코로나 때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가 최근 항로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황망하게 생을 마친 이들을 위로했다. 가족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모(35)씨는 “희생자 중에 가족과 같이 탄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나도) 가족이 있는 입장이어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컸다”고 했다.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