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은 사실 새모양 드론”

보수 유튜버 중심 일파만파 우려

성창경TV에 게재된 여객기 참사 관련 영상 게시물. 하루만에 4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2024.12.30/유튜브 캡처
성창경TV에 게재된 여객기 참사 관련 영상 게시물. 하루만에 4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2024.12.30/유튜브 캡처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사망자 수습도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일 카카오톡에는 익명의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이게 우연 같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수차례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글은 사고영상을 찍은 제보자가 사고를 미리 예상하며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 이틀 전 제주항공 주식이 대량 매도된 점과 지식 정보 사이트 나무위키에 관련 사고 글이 사고 발생 22시간 전에 작성된 점을 근거로 ‘참사가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유튜브를 통해 더 자극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보수 유튜버인 성창경 자유통일당 수석대변인은 본인 채널을 통해 “한 전문가가 저에게 ‘계획 테러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렇게 제보했다”며 “촬영 위치도 너무 잘 지켰고 촬영 각도와 높이 등도 사전 조사 후에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의도적으로 착륙하는 지면을 쭉 이어서 부딪치는 장면까지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로세로연구소 등 여타 보수 유튜브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담은 영상들이 사고 이튿날인 이날까지 퍼지고 있다.

해당 영상 대부분은 MBC가 뉴스 특보 도중 방송 내용과 무관하게 내보낸 ‘탄핵817’이라는 자막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날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장면을 비롯한 2건의 규정 위반 사항을 심의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파되는 항공기 참사 관련 음모론. 2024.12.30 /카카오톡 캡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파되는 항공기 참사 관련 음모론. 2024.12.30 /카카오톡 캡처

북한과 중국 등 특정 국가 및 종교들과 연관된 테러라는 주장도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2차 가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해 실제 조류가 아닌 중국에서 개발한 새 모양의 드론이 고의로 항공기를 충돌시켰다는 주장이다.

앞서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인신공양설’이, 이태원 참사에는 토끼 머리띠를 쓴 인물들이 사람들을 고의로 밀어 참사를 일으켰다는 주장들이 SNS를 위주로 전파돼 혼란이 커진 바 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