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블랙박스·항공일지 수거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 자료 확인
시청앞 애뜰광장 합동분향소 설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조류 충돌로 인한 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사고 여객기 조종사가 오전 8시59분께 관제탑에 ‘구조 신호’(메이데이)를 보냈고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언급한 뒤 복행(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이륙하는 조치)했다”며 “당시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설명했다.
무안공항 관제탑은 오전 8시57분께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했고, 2분 뒤에 조종사가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외쳐 조난 신호를 보낸 뒤 ‘버드스트라이크, 버드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라고 통보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후 오전 9시께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바퀴가 아닌 항공기 기체로 착륙을 시도하는 것)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국토부는 사고 원인을 규명할 블랙박스와 항공일지를 수거해 김포국제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옮겨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관계자 2명과 기체 제작사인 보잉 관계자 2명이 사고 조사 참여를 위해 이날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도착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에는 B737-800 기종 101대가 운용 중이다.
정부는 참사 당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일주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사고 현장과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인천은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전날 오전 9시3분께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추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졌고, 승무원 2명이 구조됐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