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물결이 수원 지역 곳곳에도 이어지고 있다.
31일 오전 10시 수원시청 본관 주차장 앞 합동분향소에는 이재준 수원시장과 수원시 고위 공직자 10여 명이 함께 조문했다. 이날 이 시장은 “좋지 못한 일이 연달아 터지는 연말”이라며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애도한다”고 조의를 표했다.
여야 간 정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의회도 이날만큼은 한마음으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재식 의장을 비롯해 김동은(정자1·2·3동)·홍종철(광교1·2동) 의원 등 20여 명의 여야 의원들이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정용숙 장안구 부녀회장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너무나 큰 참사로 번져서 마음이 좋지 않다”며 “수원 내 부녀회와 봉사단체 등에서도 추모하기 위해 함께 찾아왔다”고 했다.
이번 참사에 어린 나이의 희생자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남 일 같지 않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 6살 자녀와 함께 추모하러 나온 손유소미(38)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국민들 모두가 같은 슬픔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 수원역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열차와 버스 등을 탑승하기 위해 목적지를 향해 바삐 움직이는 인파 속에도 합동분향소를 보고 가던 발걸음을 돌려 잠시 묵념을 하고 가는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추모 속에는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더러 보였다.
추모 행렬 중 외국인 추모객들도 눈길을 끌었다.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라이(30)씨는 “참사에 대해 친구들에게 전해 들었는데 너무 무서웠고 슬펐다”며 합동분향소를 한참 동안 떠나지 못했다.
참사 희생자 중 태국인 2명도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태국인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지난주 친구 3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내일 귀국 예정이라는 태국인 관광객 타오(34)씨는 “한국인과 태국인 모두가 슬픔에 빠져있다”며 “안전하게 돌아가 한국의 추모 분위기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