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시설미화원들이 경기도교육청의 지침에 따른 미화원 배치 기준을 준수할 것을 학교와 도교육청에 촉구하고 나섰다.
김포시 소재 A초교는 지난해 학교 증축 공사로 청소 면적이 늘자 도교육청에 미화원 추가 인력 배치를 요청했다. 이후 심의위원회를 거쳐 1명의 미화원이 충원된 A초교는 1년 넘게 총 2명의 미화원들이 학기 중 하루 6시간씩 근무하도록 했다. 당시 A초교가 도교육청에 제출한 학교의 ‘1일 청소면적’은 2천29㎡에 달한다.
그러나 미화원들은 현행 근무시간 ‘6시간’은 도교육청의 지침에 어긋난다며 ‘8시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도교육청의 ‘2024 특수운영직군(시설미화원) 세부 운영계획’을 보면 학교 미화원은 ‘1일 청소면적’ 기준 1천㎡ 이하는 근무시간이 6시간, 1천700㎡ 이하는 8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1일 청소면적이 2천29㎡에 달하는 A초교의 경우 2명의 미화원이 근무해 1명당 면적이 1천㎡를 초과, 근무시간은 8시간이 돼야 한다.
A초교 미화원 B씨는 “학교는 소음 때문에 청소기 사용이 어려워 일일이 빗자루와 밀대로 닦아야 한다”며 “2022년 말부터 일하면서 일이 고되도 다 비슷한 상황이겠거니 하며 버텼는데, 알고보니 배치기준에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학교 증축 공사 이후 50여 개에 달하던 양치실 내 세면대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곰팡이가 생겨 매일 닦아야 하고 물감이라도 사용하는 날이면 청소량도 급증한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은 예산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A초교 관계자는 “시설 갯수가 아닌 청소 면적만을 기준으로 근무자 인원과 시간을 정하고 있는데, 미화원은 도교육청의 지원금 없이 100% 학교 예산으로 나가야하기 때문에 예산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6시간은 학교에서 결정한 게 아니라 당시 도교육청에서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미화원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며 학교와 도교육청을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배치기준 규정상 ‘학교 예산 범위 내에서 실정에 맞게 청소구역·방법 조정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화원들이 속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당시 미화원들의 처우개선 취지에서 생겨난 조항일 뿐이라며 맞서고 있다.
김응훈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조직국장은 “당시 시설관리원의 고용 업무가 도교육청의 승인에서 학교장 재량으로 바뀌면서 학교가 원하면 면적이 넓지 않더라도 미화원들의 근무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것”이라며 “배치기준은 최소한의 기준이지 협의가 가능한 게 아니다. 도교육청은 학교가 책임지고 배치기준을 지키도록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