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단계 사업 완료, 시간당 운항 107회로
동북아 유일 1억명 이상 수용, 경쟁력 확보
스마트패스·셀프 체크인 등 확대, 편의성 확보

인천국제공항이 동북아시아를 대표하는 허브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3일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신설하는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제3여객터미널 신설’과 ‘제5활주로 건설’ 등이 포함된 5단계 사업에 돌입하기 위한 기반을 올해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간 1억명 시대를 여는 인천공항 4단계 사업 완료
제2여객터미널 확장을 포함한 인천공항 4단계 사업(총사업비 4조8천405억원)은 지난해 12월 완료됐다.
2001년 3월 연간 3천만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단일 터미널과 2개의 활주로로 운영을 시작한 인천공항은 2008년 6월 제3활주로와 탑승동을 건설하는 2단계 사업이 준공되면서 연간 이용할 수 있는 여객 수가 4천500만명으로 늘어났다. 2018년 1월 개장한 제2여객터미널은 연간 약 1천800만명의 여객 처리 능력을 갖췄다. 이로써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제1여객터미널을 합쳐 7천700만명이 됐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4단계 사업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두 배 이상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새로 개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4단계 사업이 끝나면서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이전보다 37.6% 늘어난 1억600만명까지 확대됐다.

현재 세계에서 연간 여객 수용 규모가 1억명 이상인 공항은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1억5천만명),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1억1천800만명) 등 2개뿐으로, 인천공항이 세계 3위권 공항으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제여객 5천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2개를 보유한 공항이 됐다. 제4활주로 신설에 따라 인천공항 시간당 운항 횟수가 90회에서 107회로 증가하면서 안정적 운영 대응도 가능해졌다.
4단계 사업 완료로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1억명을 넘어서면서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게 됐다. 홍콩 첵랍콕 공항,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 일본 나리타 공항 등 인천공항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 공항 중 연간 여객 1억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은 아직 없다.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많을수록 항공편을 개설하려는 항공사가 늘어나므로 허브화에도 유리하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출입국장에 초대형 전광판, 실시간 비행정보
2033년 포화 전망… “5단계 준비 들어가야”
지방공항 고려… ‘확장’ 정부 부정적 입장 관건

똑똑하고 아름다운 인천공항
인천공항공사는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간을 ‘똑똑한 공항’ ‘아름다운 공항’이라는 콘셉트로 구성했다.
출입국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생체 인증 기반 스마트 패스와 스마트 체크인을 적극 도입하고, 스스로 탑승권을 발급하고 수하물을 부칠 수 있는 ‘셀프 체크인’과 ‘셀프 백드롭’을 확대했다. 교통약자를 위해 자율주행 운송수단(AM)을 도입·운영하고, 무인 안내기도 설치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신기술 도입을 통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고하는 출입국 목표 소요 시간(출국 60분, 입국 45분)을 뛰어넘어 출국과 입국을 각각 40분까지 줄일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문화·예술공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술 작품과 디지털 콘텐츠를 전시했다. 체크인 카운터 천장에는 75m 길이의 480개 기둥이 움직이는 조형물이 설치됐다. 환승객이 많은 제2여객터미널 동편 게이트에는 개방감을 누릴 수 있도록 실외 정원을 조성했다. 창덕궁 후원에 있는 승재정(勝在亭)을 그대로 본떠 설계했다.
출국장과 입국장에는 초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입국장에 만들어진 가로 60m, 세로 6m 규모 전광판에는 여행객이 이용하게 될 항공기의 현재 위치와 도착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도입됐다. 모든 항공기 정보는 여행객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각화돼 제공된다.

인천공항의 새로운 미래 5단계 사업
국토교통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보면 인천공항은 2031년 연간 1억명의 여객이 이용하는 초대형 공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 수요가 2040년까지 연평균 3.6%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2033년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은 현재 수용 능력인 1억600만명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늘어나는 여객 수요에 대응하려면 공사 기간 등을 고려해 올해 안에는 ‘5단계 사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은 현재 화물터미널 부지에 제3여객터미널을 짓고, 클럽72 골프장이 운영 중인 자리에 제5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도 지난해 11월29일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2033년에는 인천공항 연간 여객이 1억명을 넘어서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단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이나 대구경북신공항 등 새롭게 만들어지는 지방공항 승객 유치를 위해 인천공항 확장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천공항이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면 제5활주로 공사라도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서대학교 김연명 항공부총장은 “홍콩이나 대만, 일본 등 인천공항과 경쟁 중인 공항들은 활주로를 늘리기 위한 공사를 이미 시작한 상태”라며 “인천공항은 국내 공항과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 여러 항공편을 유치해 동북아 허브공항 역할을 하려면 활주로 신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