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 등 재난시 신속대응 필요성 제기… 가까운 곳도 30㎞ 이상

영종도 내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경인일보DB
영종도 내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경인일보DB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 지역에 항공기 사고 등 각종 재난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종합병원 유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큰 사고가 나 환자를 긴급 이송해야 할 경우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통해 먼 육지까지 건너가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인천시는 지난 2021년부터 영종도 내 국립대병원 분원 설치를 위해 서울대병원과 논의해 왔지만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더군다나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따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상급종합병원 병상수가 줄어들 예정이다.

여기에 청라국제도시 아산병원, 송도국제도시 세브란스병원 등 건립이 확정되면서 영종도 내 국립대병원 분원 유치는 요원해졌다.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내년 7월 중구 내륙과 분리돼 새 자치구인 ‘영종구’로 출범한다.

현재 인구는 12만5천여명으로 대한민국 섬 지역 중 3번째로 많다. 향후 영종도 인구가 17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여객 이용자도 연간 7천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영종도에는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다.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은 30㎞ 이상 떨어진 인하대병원이다.

2023년 7월부터 인천시와 중구가 각 3억원씩 총 6억원을 들여 영종도 내 정형외과에서 24시간 응급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중증 환자는 여전히 육지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영종도 주민들은 공항이 있는 영종도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특수목적 종합병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도 13㎞ 거리에 무안종합병원, 22㎞ 거리에 목포중앙병원 등이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인천공항 정도 규모의 국제공항 배후에 재난 사고에 긴급 대응할 병원이 없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했다.

이어 “수익성과 예산 문제로 민간과 지방정부 모두 병원 유치가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 차원에서 해양·항공 특화 종합병원 건립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 중구의회 ‘인천중구 의료서비스개선연구회’(한창한·손은비 구의원)는 최근 낸 ‘영종지역 종합병원 유치 전략 연구’ 보고서에서 특수목적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정부의 예산 지원과 국책사업 연계, 지자체 차원의 부지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영종도 내 종합병원 유치 적합 지역으로, 미단시티 내 병원용지(운북동 1280-1번지)와 영종역 일대(운북동 560번지) 사유지 등을 제시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항 대형사고 발생 등에 대비한 종합병원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특수목적 종합병원 유치 등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