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분향소 시민 발길

안타까움에 자식과 온 조문객도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길 바라요”

1일 오후 수원역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일 오후 수원역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새해 첫날 해맞이 대신,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경기·인천지역 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해맞이 행사 대신 분향소를 찾은 가족단위 조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중 경기도민은 모두 5명인데, 이중 4명이 오산시민이다.

엄마와 10대 두 딸 및 초등학생 막내아들 등 일가족 4명이 전남 영광에 사는 외할아버지의 팔순을 기념해 다른 가족들과 함께 태국 여행을 다녀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30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4.12.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일 오산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오후 늦게까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2월 31일 1천302명이 다녀간 이곳 분향소는 이날 더 많은 조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오산시민은 물론 이웃한 화성 동탄과 평택 등에서도 이곳을 찾았다.

방명록에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애도 메시지가 남겨졌다.

경기도가 수원역 로비 인근과 의정부역 광장에 각각 설치한 합동분향소 역시 조문을 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섰다.

경기도 관계자는 “희생자 중에는 경기도민도 포함돼 있는 만큼, 국가 애도 기간 이후인 10일까지 합동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내에는 수원역과 의정부역 합동분향소, 14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분향소 16곳, 그리고 화성오산교육지원청 분향소 등이 설치돼 있다.

인천시청앞 애뜰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이른 아침인 오전 8시부터 가족·연인들로 보이는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일 오후 수원역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일 오후 수원역에 마련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1천506명의 조문객이 방문했다.

이미정(구월동·45)씨는 남편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두 딸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국화꽃을 올려놓고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이씨는 “새해 첫날 우리만 집에 편안히 있자니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고 불편하기도 했다. 아이들도 이번 일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들을 데리고 분향소를 찾았다”면서 “새해에는 이번처럼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보다 좋은 일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오는 4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날 사고 발생 이후 처음으로 무안공항 사고 현장을 찾아 추모 의식을 치렀다. 그동안 사고 현장 접근이 통제돼 유가족들도 공항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으나, 새해 첫날을 맞아 이들에게 간소하게나마 추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유가족들은 현장에서 헌화하고 절을 하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삼켰다.

/김성호·황성규·이영지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