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도 약속된 행사도 뭇매… 공감부족 vs 자유침해

 

유람선 불꽃놀이로 ‘운항금지’ 처분

A업체 비판 동시에 “과했다” 지적

 

“사회 분위기 따라 신중할 필요”

“슬픔 강요 옳지 않다” 갑론을박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를 위해 연말 및 새해 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여민각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를 위해 연말 및 새해 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여민각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정부가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라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한 가운데, 해당 기간 내 행사 진행 여부와 유명인의 SNS 활동 등과 관련해 애도의 정도와 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과 애도는 개인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한강에서 불꽃놀이 등을 진행한 A업체에 대해 시는 6개월 간 한강 유람선 운항금지 처분을 내렸다. A업체는 참사 당일 오후 시의 행사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크루즈를 운항하며 불꽃놀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A업체가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었지만, 일각에선 서울시의 처벌 수위가 다소 과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관광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행사 당일 취소는 업체 측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내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국가애도기간에 동참하는 뜻으로 송년·신년 행사를 취소한 것을 두고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이 대세지만, 행사 대행업체 측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의 지자체 행사들이 취소돼 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를 위해 연말 및 새해 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여민각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를 위해 연말 및 새해 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 여민각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1.1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연예인 등 유명인들은 SNS 게시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배우 전종서는 자신의 SNS에 사진을 게재했다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애도기간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는 사진을 즉시 삭제했다. 이 같은 논란에 가수 JK김동욱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어떤 이유든 슬픔을 강요하는 건 절대 옳지 않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분위기 등을 반영해 애도기간에는 행사나 SNS 활동을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이로 인한 경제 위축 등의 여파도 고려해 자율적인 선택에 맡길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국가적 참사로 국민이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 맞지 않는 행사나 SNS 게시글 등에는 비판을 가할 수 있다”며 “경기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국민적 슬픔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애도기간에 모든 국민이 추모만 하는 게 과연 양식있는 행동인지 고민은 필요하다”며 “자영업자나 행사 대행사 등도 본업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강제로 취소하는 게 올바른 애도의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