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3일 이른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에 들어갔으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다. 특히 경호처가 관저 출입구에서부터 문을 열지 않으면 별달리 영장을 집행할 방법이 없어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6시 14분께 수사 검사와 수사관 등이 차량 5대에 나눠타고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남동 관저를 향했다. 차량은 오전 7시 넘어 윤 대통령이 머무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해 차 안에서 대기하며 집행에 들어갔다.
앞서 수사관들의 출발 소식에 경찰병력이 현장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속속 배치됐다. 관저앞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45개 부대, 2천700여명 배치해 물리적 충돌을 예방했다.
그러나 체포영장 집행에 들어가자 관저 주변에서 밤새 체포 반대에 나선 지지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대치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전날 1만여명의 체포 반대 지지자들은 밤새 수 백명만 남기고 해산한 상태였으나 이날 체포조 출동 소식에 다시 모여들었다.
공수처는 공조수사본부를 꾸리고 있는 경찰의 지원을 받아 영장을 집행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다.
공수처는 세 차례 출석요구에 불응한 윤 대통령에 대해 법원에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청구해 사흘 전인 지난달 31일 발부받았고, 이날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체포·수색영장이 “불법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 현재 집행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통령경호처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영장 집행을 막아설 가능성만 제기되고 있다.
한편, 경호처가 이날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관저 출입구에서부터 문을 열지 않을 경우 공수처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출동 1시간이 지났으나 공수처 수사관들은 관저에 들어가지 못하고 차 속에서 집행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수처는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으면 공무집행방해라고 경고하는 한편,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부장관 등에도 집행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성공할 경우 윤 대통령은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조사실에서 조사한 뒤 서울구치소에 구금할 계획이다. 48시간 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미 100여쪽의 질문지를 마련하고, 영상조사실, 휴게실 등의 준비도 마쳤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