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5개 부대 ‘총 2700명’ 경력 배치
“대통령 지키자” 관저 앞 지지자들 격앙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이 집행되며 대통령 관저 인근은 긴장감이 고조됐다.
3일 오전 6시 10분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로 가득 차 있었다. 관저 앞 도로에는 버스를 이중으로 주차해 관저로 진입하려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경찰은 45개 부대 총 2천700여명의 경력을 관저 인근에 배치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관저 인근에 있는 한남초등학교 정문 앞에 모여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남에서 온 조재승(68)씨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48시간 넘게 한남동에 머물렀다. 조씨는 “공수처는 내란죄를 수사할 수 없기 때문에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은 불법”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7시부터 한남동에서 자리를 지켰던 한모(28)씨는 “절대로 민주당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여기에 나왔다”며 “이렇게까지 국민들이 나와서 윤 대통령을 지키는데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집행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살피며 공수처의 움직임을 살폈다. 오전 7시 10분께 공수처가 과천청사를 출발해 한남동 관저 인근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인간 띠를 만들어 공수처의 영장집행을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경찰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 관저 인근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는 지지자 6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경찰은 공수처를 체포하라”, “영장기각 탄핵무효”를 연신 외치며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반발했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오전 8시 4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팀 차량은 이날 오전 6시 14분께 정부과천청사를 출발해 오전 7시 21분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