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진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대통령경호처의 저지로 5시간여 만에 무산된 가운데, 윤 대통령의 체포와 수사를 촉구한 시민들은 참담함을 표하며 철야집회에 돌입했다.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4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체포 민주노총 1박 2일 집중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용산구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집회에 돌입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으로) 지금의 사회 혼란을 종식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며 “그러나 생색내기였고, 체포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노동자의 힘으로 윤석열을 체포할 것을 다짐하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은 오후 4시 한강진역을 시작으로 대통령 관저 정문 인근인 한남초등학교까지 행진하며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금 당장 윤석열 체포·구속’ 문구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금 당장 체포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금 당장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행진에 동참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피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모았다. 참가자 김모(50)씨는 “사법기관에서 발부한 체포영장을 거부하는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 공무원들을 방패막 삼았고, 그 사람들의 처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임모(40)씨는 “내란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을 대통령이 저질렀는데 책임지지 않고 관저에 박혀서 수사에 불응하는 모습이 기가 찬다”며 “이번 집회를 통해 공수처와 경찰을 강하게 압박해서 다시 영장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관저를 향하던 민주노총은 오후 4시 50분께 한남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경찰의 통제에 막혀 행진을 멈췄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자리 잡은 3개 차로에 대해 울타리를 치고 집회 참가자와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이날 오후 7시 한강진역에서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을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이들과 합류해 철야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