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교육청서 지원, 교육기회 제공
77세 어르신 등 9명 ‘만학의 기쁨’
“중학교 과정도 있었으면” 건의도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었는데, 글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것보다 더 좋아요.”
남양주송라초등학교 문해교실을 통해 졸업한 이옥수(77) 할머니는 지난 3일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남양주송라초에서 열린 문해교실 졸업식에 참석해 만학의 기쁨을 맛봤다. 졸업식에서는 졸업생들이 졸업 소감을 시로 지어 낭송하며 이씨의 말처럼 ‘배우지 못한 한’을 풀었다. 가족들도 졸업식장을 찾아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이번에 졸업한 졸업생 9명은 모두 여성이다.
이씨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는 “6·25 전쟁 발발로 아버지가 군대에 끌려가 집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그 당시에는 육성회비도 내야하고 책도 사야하는 데 돈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씨는 문해교실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경험했다. 이씨의 사정을 알고 있던 가족들이 문해교실 프로그램을 찾았고 이로 인해 3년 동안의 배움이 시작됐다. 이씨는 문해교실 반장도 맡았다.
이씨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남양주송라초 문해교실 수강을 시작했다. 남양주송라초는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문해교실을 운영했다. 이씨는 국어·수학·영어·한자 등을 배웠다. 이번에 졸업한 이들은 주 3회 등교해 3년 과정의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초등학교 졸업 학력 인정도 받았다. 이씨는 “편지도 못 쓰고 거리에 있는 영어 간판도 못 읽었는데 이제는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중학교 과정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건의도 했다”고 말했다.
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이씨처럼 교육의 기회를 놓친 어르신들에게 제2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아쉽게 놓쳤던 학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남양주송라초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던 분들에게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치신 분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며 “학교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 프로그램을 많이 신청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