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세포 영향주며 신진대사 조절

개의 경우 대부분 갑상선 저하증

좌우 대칭적 탈모 가장 흔한 증상

살찌고 기력없는 중년 견공이라면

해당 병명 의심해보는 것이 합리적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정말 다사다난하고 혼란스러웠던 2024년이 지나고 새로운 푸른뱀의 해, 을사년의 새해가 밝아왔다. 독자분들께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며 새로운 마음으로 칼럼을 시작해보자.

갑상선이라고 하는 것은 목의 중간지점에서 기관을 중심으로 양쪽에 존재하는 분비샘을 말하며 갑상선 호르몬인 T4와 T3를 분비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전신의 거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끼치면서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에 이상이 생겨 너무 많이 분비되는 상태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 부르며 반대로 너무 적게 분비되는 상태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의 주요 작용은 세포의 핵 속으로 들어가 단백질합성을 촉진하며 또한 세포 내에서 에너지 생성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작용하여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외에도 신체 대부분의 세포들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갑상선 호르몬 분비의 균형이 깨질 경우 정말 다양한 임상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특이한 점은 개와 고양이에 있어 갑상선 질환의 양상은 반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개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나타내지만 고양이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갑상선 질환의 경우 주로 나이 어린 동물보다는 비교적 나이가 많은 중년령 이상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급성보다는 만성적인 발병 양상을 보이는 까닭에 갑상선 질환 관련 임상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직접 체감하기는 쉽지 않아서 질병이 상당 부분 진행되기 전에는 알아채기 힘든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다른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건강검진을 진행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먼저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후에 갑상선 기능 항진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미리 말한 바와 같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개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개의 내분비계 질환중에서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중년령 이상에서 발병하지만 요즘에는 나이라 어린 개체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며 특히나 체구가 아주 작은 견공들에서는 어린 나이에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체구가 작고 소심한 성향을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검사 결과상 측정치가 정상범위 하한치에 걸려 확진을 주저하게 만드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낮은 용량으로 치료 시 매우 바람직한 치료반응을 보이는 케이스가 많은 것으로 보아 체구가 작고 소심한 아이들의 경우 좀 더 적극적으로 검사를 권장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몸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적으로 탈모가 나타나는 대칭성 탈모가 가장 흔한 증상으로 대부분 피부병을 의심하여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대사가 저하되므로 피모가 건조하고 까칠해 보이며 여기저기 허물이 생기기도 하며 피부에 색소가 과하게 침착되는 경우도 많이 관찰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피부병으로 병원에 방문하였다가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진단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밖에도 무기력해지고 외부 자극들에 대해 둔감해지는 경향을 보이며 먹는 것은 많지 않은데 체중이 증가하여 비만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증상들은 중년을 넘어가는 견공들이 흔히 보이는 증상들인지라 집에서 보호자가 쉽게 알아채기는 힘든 증상들이다.

여기서 한가지 특이한 점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는 아이들의 경우 전반적으로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주관적인 표현이라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젊었을 적 보이는 생기 넘치고 밝은 얼굴과는 묘하게 결이 다른 조금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는 살찌고 기력 없으며 털 빠진 중년의 견공이라면 강하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송민형 경기도수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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