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인천항 내항 3문에서 항내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 폐쇄된 1문에서 사용하던 보안 검색용 엑스레이 장비가 3문에 배치되지 않아 보안검색 업무가 허술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5.1.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5일 인천항 내항 3문에서 항내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 폐쇄된 1문에서 사용하던 보안 검색용 엑스레이 장비가 3문에 배치되지 않아 보안검색 업무가 허술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25.1.5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가급’ 국가중요시설인 인천항 내항의 보안 공백이 우려된다. 보안검색용 엑스레이(X-Ray) 장비가 철거된 뒤 다시 설치되지 않은 데다 담당인력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인천항은 출입하는 내외국인 모두의 방문 목적 등을 확인하고, 신분증을 받아 항만출입증을 교부하고 있다. 차량은 내·외부 검문검색 후에야 출입할 수 있다. 선원들도 마찬가지다. 항만을 통한 밀수나 밀입국 등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인천항은 세계 물류 허브를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다. 내항에 필수적인 보안 장비가 부족한 것은 국격에 맞지 않는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12월 1일 내항 제1문 출입문을 폐쇄하고, 선원 대상 보안검색 업무를 제3문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제1문에서 사용하던 엑스레이 장비는 제3문에 배치되지 않았다. 여기에 12월 20일부터는 2인 1조로 운영했던 인력까지 1인 체제로 대폭 축소했다. 제3문 선원 보안 검색대는 특수경비원이 1명씩 근무 중이다. 경비원 혼자서 인원 통제, 여권 대조, 서류 작성 안내, 수하물 검사, 신변 검사(금속탐지기 검사) 등 각종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엑스레이 장비도 없이 육안·촉수 검사만으로 모든 위험물 등을 적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성 경비원이 몸수색 신변 검사를 진행해야 할 경우, 여성 출입자에 대한 세밀한 검색은 어렵다.

항만 당국은 내항의 선박 수가 감소해 보안 검색 수요도 줄어들었다고 해명했다. 1명씩만 배치해도 충분한 수준의 보안 검색이 이뤄지고 있고, 3문 선원 보안검색대 바로 옆에 다른 업무를 보는 직원이 상주하기 때문에 대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안 검색 업무를 다른 직원이 대신할 수 있다는 안이한 발상이 놀랍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항보안공사지부도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려 “인천항 1문이 폐쇄된 후 엑스레이 장비 미설치로 인해 보안검색이 육안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내항 보안·신원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에는 하역 관련 작업을 해온 불법 체류 외국인 18명이 무더기 적발되기도 했다. 보안에 빈틈이 생겨 반입·반출 금지 물품을 즉각 적발하지 못한다면 국민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더욱이 지금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불안한 시국이다. 이럴 때일수록 ‘최고 보안 등급’ 인천항의 시스템을 강화해 사회적 불안 요소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