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로 악취 등 ‘현대화’ 시급

市, 유찰땐 수의계약 신중 검토

인천시가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위한 4번째 공모에 나섰다. /경인일보DB
인천시가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위한 4번째 공모에 나섰다. /경인일보DB

인천시가 추진 중인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이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악취와 방류수질 개선, 향후 하수처리 수요 대응 등을 위해선 사업 추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가 지난해 9~12월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한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 사업’ 공모는 모두 유찰됐다. 그간 공모에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태영건설 1곳뿐이다.

인천시는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의 네 번째 공모를 준비 중이다. 해당 공모도 유찰될 시 수의계약 또는 사업비 증액을 통한 재공모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1995년부터 가동된 승기하수처리장은 시설 노후화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폐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승기하수처리장에서 적발된 방류수질 기준 위반은 11회에 달한다. 기준치를 넘어선 방류수는 모두 인천 앞바다로 흘러간다.

승기하수처리장의 악취로 인한 주민피해도 크다. 연수구가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2019년 2월부터 1년간 진행한 송도지역 악취실태조사에서는 허용기준을 넘어선 승기하수처리장 고농도 악취가 두 차례 확인됐다. 이후 인천환경공단이 10억원을 들여 악취방지시설 개선사업을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현대화 사업을 통한 지하화가 필수적이다.

턴키(설계·시공 일괄)로 추진되는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 공모가 계속 유찰되는 이유는 사업비 때문이다.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총사업비는 4천265억원(국비 299억원, 시비 3천440억원, 구월2지구 등 원인자 부담 525억원)으로, 이 중 설계보상비 등을 뺀 순수 공사비는 3천997억원이다. 현대화 사업에는 시설 지하화(용량 27만5천㎥)와 상부 주민친화공간 조성, 남동산단과 연결되는 유입관로 신설 등이 포함돼 있다. 공사 중 하수처리기능을 유지하면서 방류수질 역시 기준치 이내로 관리해야 해 공정도 까다롭다. 최근 지속된 인건비와 자재비 인상 여파까지 겹쳐 현재의 사업비로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비 증액도 쉽지 않다. 승기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은 이미 수차례 사업비가 변동되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또 사업비를 늘리려면 행정절차에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구월2지구와 남촌산단 조성 등 늘어나는 하수처리 수요에 맞춰 계획한 2031년 준공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다음 공모까지 유찰된 후 수의계약을 진행하면 내년 상반기쯤 착공이 가능하지만, 업체간 기술경쟁을 유도하고 공기를 단축시키려는 턴키 방식의 의미는 이미 사라졌다.

6일 인천시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한 차례 더 입찰을 진행한 뒤 신중하게 수의계약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업비 추가 증액 과정 발생할 수 있는 매몰비용과 수의계약 시 장·단점 등을 비교해 최적의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