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주민 반발 ‘차고지 설치’ 중단
“자원정화센터 옆 또 혐오시설” 주장
市 “단지와 멀고 주차장으로만 이용”
시의회 “이해 바탕 협의 필수” 지적
3년전 ‘마을버스 공영차고지’ 문제로 진통(2022년 4월6일자 8면 보도)을 겪었던 과천시와 지식정보타운 주민들간의 갈등이 재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지식정보타운 인근 차고지 설치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던 과천시가 이번에는 같은 장소에 ‘마을버스 공영주차장’ 조성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6일 과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식정보타운 남쪽 갈현동 167-1 일원에 마을버스 공영주차장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자원정화센터 진입로 바로 옆 부지다.
시는 이번에 조성하는 마을버스 공영주차장은 지식정보타운을 운행하는 마을버스의 시·종점으로 운영해 마을버스 운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며, 3년 전 추진했던 ‘마을버스 공영차고지’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영차고지’는 차량의 정차는 물론이고 정비·세차·충전 등을 위한 시설과 장비 등이 함께 조성되는데 반해, ‘공영주차장’은 지정된 마을버스의 운행을 위한 주차장으로만 운영된다는 것이다. 버스들이 모두 친환경 전기버스고 주차장 규모도 최대 30대 수준이며, 아파트단지들과 거리가 있는 만큼 조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게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식정보타운 입주가 계속 진행되면서 마을버스 운행 확대 및 노선 효율화 요구가 계속돼왔다”면서 “지정타를 운행하는 주력 노선인 6번과 7번 등이 지정타와 떨어진 시청 주차장이나 과천동 주차장 등을 사용하다보니 운행 효율이 크게 떨어져 주차장을 지정타쪽으로 옮겨 시·종점으로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자원정화센터라는 혐오시설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혐오시설을 추가로 조성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부지에는 관련법에 따라 폭 10m 이상의 녹지를 우선적으로 조성하고 혐오시설을 감내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편의시설이 조성돼야 한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한 주민들은 일단 공영주차장이 조성되고 나면 이후 언제든지 공영차고지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공영주차장 조성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처럼 시와 주민들간의 입장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시가 사업추진과 관련한 명확한 계획이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협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과천시의회 황선희 부의장은 “3년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사업이 모양새는 바뀌었지만 또다시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있는 상황이며, 시의회에 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도시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비선호시설 사업을 추진하려면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통해 충분히 협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이는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를 높이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안양/이석철·박상일기자 ls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