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인터뷰

 

신년 정책 방향은 ‘학교를 삶으로!…’ 결정

수학여행 준비 등 교원들 수행 업무 경감

유·초·중·고등학교 교육 여건 개선 주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인천 교육을 이끈 지 8년차를 맞았다. 그는 올해 ‘학교 현장 지원 강화’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인천 교육을 이끈 지 8년차를 맞았다. 그는 올해 ‘학교 현장 지원 강화’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인천시교육감은 가장 주력하고 있는 교육 정책으로 이른바 ‘읽걷쓰’를 꼽았다. ‘읽고, 걷고, 쓰기’의 줄임말인 ‘읽걷쓰’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문해력과 관계성, 체력 등이 떨어진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문명에 대응하는 ‘인간다움’을 교육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2018년 지방선거에 당선된 도 교육감은 2022년 재선에 성공해 올해로 취임 8년 차를 맞았다. 그는 “학교는 관찰·질문·탐구·행동하는 수업을 확대했고, 도서관은 지식 유통뿐 아니라 함께 책을 집필하는 등 지식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읽걷쓰는 인천이 품격 있는 도시로 성장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도 교육감과 일문일답.

취임 8년차, 체육복 지급 등 보편적 복지

구·신도심 교육 환경 불균형 해결에 온힘

올해는 학생성공버스 등 51대가 등교 도움

- 새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인천시교육청 2025년 정책 방향은 ‘학교를 삶으로! 일상을 배움으로!’다. ‘학교 현장 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읽걷쓰 기반의 올바로·결대로·세계로 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우선 학교 현장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시작으로 유·초·중·고교 교육 여건 전반을 개선하겠다. 특수교사 교권 보호와 업무 경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또 일선 학교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 무엇보다 학교지원단이 현장체험학습, 맞춤형 컨설팅 등 교사가 맡고 있는 여러 행정 업무 부담을 덜도록 지원할 것이다.

2026년 7월 인천시 행정구역 개편에 맞춰 교육지원청 개편을 추진해 보다 효율적 지원 시스템이 구축되도록 하겠다. 이러한 현장 지원 강화를 바탕으로 올바로, 결대로, 세계로라는 이름의 역점 정책을 추진한다. 권역별 인성교육원 ‘올바로 배움터’를 중심으로 한 체험 중심의 인성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이 올바로 자라도록 도울 것이다. 세계로국제중고등학교, 결마루미래학교 등 다양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개성과 능력, 바람을 살릴 수 있는 ‘결대로’ 교육이 이뤄지도록 힘쓰겠다. 인천 역사 교육 등 인천 바로 알기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이 인천을 바로 알도록 도우면서 세계로배움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시야가 전 세계로 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취임 8년 차다. 그동안 인천교육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교육복지가 강화됐다.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 디지털 격차가 배움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초4부터 고3까지 1인 1노트북을 단계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보급이 완료된다. 초등학교 입학준비금, 중·고등학교 신입생 체육복 지급 등 보편적 복지에도 힘썼다. 희귀난치성 질환, 제1당뇨병 등을 앓는 학생들을 지원했다. 경계선 지능과 난독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왔다. 돈이 없어서 수학여행을 못 가는 일이 없도록 체험학습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이제 졸업 앨범만 무상으로 하면 교육복지가 완료된다고 생각한다.

구도심과 신도심 간 교육환경 등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도 숙원이었다. 많은 학생이 마치 새것과 같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또 임기 중 49개 학교 신설을 승인받았다. 신도심 과밀학급 문제도 대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3년부터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자 ‘학생성공버스’라는 이름의 등교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에는 모두 51대 버스가 아이들 등교를 지원한다.”

- ‘읽걷쓰’ 성과가 궁금하다.

“읽걷쓰를 시작한 2023년 초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만2천여 명이 2천300여 종의 책을 썼다. 학생과 시민이 도서관에 모여 책을 쓰고, 그 책이 다시 비치되어 인기리에 열람되고 있다. 도서관이 지식을 생산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읽걷쓰는 창의성 교육이며 곧 미래 교육이다. 앞으로 우리 교육청은 걷는 교실, 걷는 수업, 걷는 학교와 같이 움직이는 학교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학생들이 매일 10분 정도 책을 읽고, 매일 30분이라도 걷고, 매일 한 줄이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진다면 학생들 삶은 놀라울 정도로 변할 것이다.”

특수교사 사망 책임 통감… 순직 절차 중

특수학급 과밀해소에 예산 449억 편성도

인천형 디지털교육·소수 교과 지원도 채비

- 최근 특수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먼저 특수학급 한 선생님이 돌아가신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유족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인천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 조사와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진상 조사가 끝나면 유족분들의 뜻대로 절차를 밟아 순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먼저 특수학교 2개 신설을 추진 중이다. 2028년에 가칭 ‘영종학교’와 ‘계양학교’가 개교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부평구과 미추홀구에도 특수학교 설립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수학급 과밀 해소를 위해 올해 예산 449억원을 편성했다. 2024년 본예산 283억원 대비 166억원 늘어난 수치다. 특수교육 여건 개선 전담기구를 운영 중인데, 과밀 해소를 주된 과제로 삼고 있다. 특수교육운영위원회 기능 강화, 특수교육지원센터 운영 방식 개선, 특수교사 교권 향상과 업무 경감 등을 위해 노력 중이다.”

- AI 디지털교과서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교원들의 우려가 크다.

“AI 디지털교과서 위상이 교과서냐, 교육 자료냐에 대한 논쟁이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와 별도로 디지털교육 혁신이라는 큰 틀에서 인천만의 디지털교육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또 디지털교과서 도입·운영에 관해서는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다.

고교학점제는 이전 정부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던 정책이라 추진하는 데 무리가 없다. 학생들 학습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우리 교육청 철학과도 잘 맞는다.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소수 교과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학교와 학교를 연결하는 공동 교육과정 ‘꿈두레 교육과정’, 학교와 지역사회(대학·기업·지방자치단체 등)를 연결하는 ‘꿈이음대학’, 온라인으로 학점을 이수하도록 지원하는 ‘인천온라인학교’가 있다. ‘유보’(영유아 보육·교육) 통합은 지자체가 맡고 있던 행정 인력 등을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대한 교육부의 계획에 따라 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 지역사회와 함께 만드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안다.

“강화교육발전특구사업이 있다. 3년간 1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강화군을 교육특화지구로 만드는 사업이다. 전교생 60명 미만의 작은학교 12개를 연결해 교육과정·인력·시설을 공유하고, 지역과 학교가 상생하는 특화교육 과정을 만들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항공우주, AI 디지털, 스포츠, 외국어 등 4개 분야 클러스터를 만들고 섬 특화 문화예술교육, 국제교육교류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지원할 것이다. 또 돌봄, 기초학력, 진로·진학·직업교육과 특수교육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교육청·지자체·대학 등 다양한 기관이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다. 강화군 교동초등학교 지석분교 자리에 청소년 평화센터와 같은 평화교육기관을 구축하고, 농어촌 유학을 6개월 체류형으로 길게 늘려 강화군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교육이 우리 인천교육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만들겠다.”

- 학부모 등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걸어온 6년, 쉬운 길은 없었다. 그럼에도 교육가족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고, 인천시민의 따뜻한 응원이 함께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천교육은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사는 세상, 시민과 더불어 행복한 세상, 이러한 ‘학생성공시대’를 모두가 바라기 때문이다. 을사년(乙巳年) 새해 인천시민과 교육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