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덕적면 백아도./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덕적면 백아도./옹진군 제공

국토 외곽 멀리 떨어진 섬 지역 주민을 지원하는 특별법(경인일보 2023년 12월 27일자 1면 = 인천섬들엔 너무 먼 ‘먼섬 특별법’… ‘긴 뱃길’ 문갑·굴업도 등 빠져)이 이달 시행을 앞둔 가운데 뱃길만 편도 3시간 넘게 걸리는 인천지역 섬들이 죄다 대상에서 제외됐다.

행정안전부는 ‘울릉도·흑산도 등 국토외곽 먼섬 지원 특별법 시행령’이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17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 특별법은 울릉도와 흑산도 등 정주여건이 좋지 못한 국토 외곽 섬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23년 12월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법에서 정의하는 먼 섬에 해당하면 올해 행안부가 수립하는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지방교부세 특별지원과 국비 지원 비율(최대 80%) 확대, 주민안전·기반 시설 설치 지원 등 혜택이 따라온다.

하지만 인천에 있는 섬 가운데 행안부가 지정한 ‘국토외곽 먼섬’은 없다.

당초 특별법에서는 먼 섬의 기준을 육지에서 50㎞ 떨어진 유인섬(27개)과 직선기선 기점이 되는 섬(7개)으로 정했다.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서해5도가 육지에서 50㎞ 이상 떨어져 있지만, 이들 섬은 서해5도 특별법에 의해 지원을 받고 있어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직선기선은 우리나라 서해·남해 최외곽 섬을 이은 선이다.

이번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에서는 국토외곽 먼 섬의 기준을 ▲직선기선 10㎞ 이내이면서 육지까지 최단 항로가 50㎞ 이상인 섬 ▲직선기선 10㎞ 이내에서 정기 운항 여객선이 없거나 운항빈도가 적어 접근성이 낮은 섬으로 구체화했다.

이에 육지까지 항로가 50㎞ 이상인 섬 6개(전남 4개, 제주 2개)와 정기 여객선이 없거나 운항이 적은 섬 3개( 충남·전남·전북 각 1개) 등 모두 9개 섬이 이번 시행령에서 추가됐다.

하지만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50㎞ 이상 떨어진 섬들은 여전히 먼 섬에 해당하지 않는다. 옹진군 덕적면의 문갑도·백아도·굴업도·울도·지도는 인천항에서 직선거리만 53㎞~71㎞에 달하지만 직선기선 10㎞ 내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들 섬은 서해 마지막 직선기선 기점인 소령도(무인도)보다 북쪽에 있어 물리적으로 직선기선 10㎞ 범위에 들어갈 수가 없다. 소령도 위로는 북한과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직선기선을 긋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도 시행령 제정 단계에서 관련 내용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현각 백아어촌계장은 “육지에서 백아도까지 들어오는 것만 3시간30분이 걸린다”며 “고령화로 섬 거주인구가 소멸될 위기에 처했는데 지원정책에서도 소외돼 서운할 따름”이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천 섬은 직선기선 거리에 해당하지 않아 제외됐다”며 “추후 검토를 통해 시행령 개정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준영(국·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은 “특별법이 애초 울릉도·흑산도에 초점이 맞춰져 덕적군도 등이 포함되지 못했다”며 “이번에 제외된 인천 섬의 발전을 위한 법안을 별도로 만들어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