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정세 급변에 경제 위기 심화

제조업 경쟁서 밀릴 경우 여파 상당

정부에서 법·제도적 지원 병행돼야

스마트공장 고도화·기술개발 연계해

생산성 향상 높이는 해결 방안 필요

신성호 신성제과 대표
신성호 신성제과 대표

국내외 정세 급변으로 우리 경제에 위기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겨우 넘긴 중소기업 경영인으로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고비용, 인력난, 내수 위축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판국에 짊어져야 할 고통이 하나 더 늘었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이 이대로 주저앉으면 국가경제의 중추가 허물어지는 건 시간문제가 되고 말 것이다. 고난의 시기임은 부인할 수 없으나 달리 생각하면 이 역경이 어쩌면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우리가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 광풍이 몰아치는 분위기 속에서 자칫 국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문제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위주의 성장 구도로 경제를 끌어온 것도 이런 고질적 문제가 배경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과 비교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역대 정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책을 동원했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가 제조업 경쟁에서 밀리면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로 볼 때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왜 중요한지 먹거리를 예로 들자면, 지난해 한류 붐을 타고 제과류도 전례없는 수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업이 투입한 만큼 손에 쥔 것이 별로 없었다. 순이익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중소기업 제과 생산 공장 상당수는 낡은 시설에 예전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갈수록 비용은 커지는데 수익은 제자리걸음이다 보니 체감 임금 수준은 떨어져 인력난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디지털 격차도 점점 벌어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안이 스마트공장이다. 박근혜 정부 때부터 장기 목표로 꾸준히 진행돼 온 정책 덕에 지금은 전국의 3만여 개 공장이 디지털로 전환돼 가동되고 있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된 기업은 생산성이 나아지며, 매출액이 상승하는 등 경쟁력이 높아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필자가 경영하는 기업도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생산성 향상을 실제 경험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디지털 격차를 더욱 좁히기 위해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상당 부분은 기초 단계에 있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고도화가 필요하다. 스마트공장을 갖춘 많은 기업이 이를 원하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저임금을 앞세워 저가 물량공세를 퍼붓는 중국과 인도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스마트공장의 고도화 지원 사업은 더욱 절실하다. 중소기업 혼자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기에 지금과 같은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기업인으로서 생산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정부기관의 지원과 더불어 법·제도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지원이 단발성으로 끝난다면 당초 정책이 추구했던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맛보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안정적인 지원이 있으려면 당연히 법 제정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더 많은 중소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른바 기술 혁신은 연구개발(R&D)의 투자에 비례해 성과를 내고 있기에 생산성 향상과 맞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 생산기술과 같은 영역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제조업을 근본부터 바꿔놓을 수 있는 이런 중심 영역에서 지원이 중소기업에는 간절하다. 중소기업 정책을 세우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산하기관을 활용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같은 산하 기관이 중소기업과 좋은 협업을 이뤄가고 있지만, 스마트공장의 고도화와 기술개발을 연계해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신성호 신성제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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