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등 무슬림 학생들 늘어

관련 식료품 매장 우후죽순 등장

문화 접근성 높아지며 긍정 효과

인하대학교에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유학 온 학생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전문 식료품점이 생기는 등 대학 주변 상권이 다변화하고 있다.

7일 오전 찾은 인하대학교 인근 한 식료품 매장.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할랄 식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로, 인하대 주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할랄 식품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상품이다. 가게에서는 무슬림 유학생들을 위해 돼지고기를 재료에서 제외한 케밥도 판매하고 있다.

할랄 식료품 매장을 1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인 알리시에도(33)는 “할랄 식품을 팔고 있어서 근처에 사는 무슬림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대부분 자기 나라에서 먹는 음식과 똑같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하대 인근에는 이 식료품점 외에도 3개의 할랄 식품 전문점이 있다. 인천은 고려인 등 중앙아시아 국가 사람이 밀집한 연수구 함박마을과 외국인노동자가 많이 근무하는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할랄 식품점이 드물게 있었는데 최근 들어 인하대 인근까지 판매 영역이 확장된 것이다.

인하대 주변에서 할랄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베카(30)는 인하대에서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창업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선 할랄 식품을 구하기 어려워 예전에는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장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유학생들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어 식료품 가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분교를 설립한 인하대는 본교에서 1년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3+1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하대에서 공부하는 전체 유학생 중 20% 정도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학생이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자취방을 구하는 일도 늘었다고 한다. 인하대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에는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자취방을 알아보는 학생들이 종종 눈에 띈다”며 “중국 학생들보다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전보강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정 국가 사람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면 그들의 수요에 맞는 음식이나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는 가게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유학생들이 늘면서 인하대 상권이 다변화하고, 한국 학생들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