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체포영장 집행 때 같은 혼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일촉즉발의 상태였다. 탄핵 찬반 양측 지지자들이 밤샘 집회를 한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육탄방어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이었다.
이날 오전 한남동 관저 앞은 지난 3일 첫 번째 체포영장 집행 때와 같이 긴장감이 감돌았다. 관저로 향하는 보행로는 경찰에 의해 통제됐고, 신원을 확인한 후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열어줬다. 관저 입구 옆에 위치한 한남초등학교 정문부터 약 250m 거리의 볼보빌딩까지 도로에 경찰 기동대 버스가 줄지어 주차돼 외부인의 관저 진입을 막았다.
관저 입구는 버스로 막혀 출입이 원천 봉쇄됐다. 관저 입구와 직선 거리로 약 320m 떨어진 한남동 공원에서는 대통령 관저와 그 입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관저 입구에는 총 4대의 대형버스가 도로를 막은채 세워져 있었다. 관저는 외부와 차단된 채 요새화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루터교회와 한남초등학교 앞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반대’, ‘가짜국회 OUT’, ‘이재명 구속’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체포영장 집행 반대와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오전 6시께 자택에서 한남동으로 출발한 부천시민 신모(65)씨는 “윤 대통령에 대한 정당하지 않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아침 일찍 이곳으로 왔다”며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음에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것은 충격적이고, 기가 찬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의 체포영장 집행 시 이를 온몸으로 막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사람도 있었다. 남양주에서 온 최모(30)씨는 “내란죄를 이유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내란죄를 뺀 헌재 심판은 모순”이라며 “평화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공수처와 경찰이 무력으로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고 시도하면 이를 직접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수처와 경찰 국수본이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지난 7일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이 이날 오후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에 공수처는 경찰과 함께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대통령경호처의 저지에 가로막혀 5시간여만에 집행을 중지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