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경쟁에 AI 수준 함께 올라

당겨지는 AGI 시대, 완벽 구현 시

인간의 생산성 비약적으로 높아져

올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본격화

인재육성과 R&D, 투자 절실한 때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내 생각에 우린 이미 AGI를 달성했고, o1을 통해 더욱 뚜렷해졌다. 우린 ‘모든 작업에서 어떤 인간보다 낫다’는 걸 이루진 못했으나 ‘대부분의 작업에서 대부분의 인간보다 우수하다’는 상태엔 도달했다.”

경악한다. 오픈AI(챗GPT 개발사)의 한 기술자가 지난 연말 X에 올린 내용이다. 글은 순식간에 수십만 건의 조회와 격렬한 논쟁을 불렀다. 참고로 ‘o1’은 지난해 12월5일 정식 출시됐고, 같은 달엔 고급 추론 능력을 가진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o3’가 공개됐다. o3는 AI의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ARC-AGI’에서 87.5%란 점수를 받아 인간(85%)을 앞섰다.

AI 춘추전국시대다.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등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개발 속도와 수준도 함께 올랐다.

AI엔 크게 세 유형이 있다. 제한적인공지능(ANI, 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과 범용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초인공지능(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이다.

먼저 ANI는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한정된 범위에서만 작동하는 AI다. 자기 학습을 통한 지능 향상은 불가하고 프로그래밍 된 작업만 수행할 수 있다. 지금껏 상용화된 전세계 모든 AI는 이 유형에 해당한다.

반면 AGI는 인간과 구별이 안될 만큼 생각하고 이해하며 행동하는 능력을 가진 AI다. 단일 작업에 특화된 ANI가 ‘약(弱)AI’라면, 유연성·범용성을 갖춘 AGI는 ‘강(强)AI’로 불린다. 사전학습이 불필요하고 인간처럼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익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그에 맞는 적절한 사고와 판단을 한다. 다만 AGI에 관해 합의된 보편적 정의는 없다.

앞서 짚었듯 AGI는 ‘이미 달성됐다’는 주장이 있는 한편, 소프트뱅크그룹 손정의 회장은 AGI 등장을 2~3년 뒤로 본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singularity) 도래를 2045년에서 2029년으로 수정했다.

전문가들 역시 AGI가 머잖아 실현된다면서도 그 시점에 대해선 갈린다. 현재 AI가 특정 분야에선 놀라운 능력을 보이나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에 도달한 건 아니다. 당겨지는 AGI 시대는 축복일까, 위협일까? 완벽히 구현되는 날엔 인간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질 터.

끝으로 ASI는 ‘초(超)인공지능’이란 호칭처럼 인간 지능을 넘어선 능력의 AI다. 아직은 개념 단계로 현존 인류의 두뇌론 예측이 지난하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은 5~20년 후 ASI가 등장한다고 했다. 손정의 회장은 AGI의 1만 배를 넘는 ‘초지능+초지성’을 가진 ASI가 10년 내 현실화한다고 단언했다.

산업화 시대엔 실현이 예측보다 늦었지만, AI 시대엔 실현이 예측을 종종 앞선다. AGI의 자기개선(self-improvement) 순환이 연쇄반응을 거듭하다 어느 순간 임계점에 달해 ASI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이론상 ASI는 인간이 수행하는 경제·과학·교육·예술·의료·운동 등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를 처리·분석하고 의사결정·문제해결은 인간보다 뛰어나다. 때문에 ASI를 이끈 전문가·기업·국가를 제외한 인류의 삶 수준은 점차 닮아갈지도. 도덕·윤리문제, 통제불능 등 생존과 삶의 방식에 악마를 소환할 수도 있다.

이제 대한민국 민낯이다. 새해 경제 전망은 잿빛! 남들은 뛰는데 우린 손발 다 묶인채 나뒹군다. 홀로 뒷걸음질. 산업 역동성이 시들면서 인재가 이 땅을 등진다. 초현실적 당동벌이(黨同伐異) 정치에다 사악한 포퓰리스트 정치꾼이 문제다. 잡놈(kakistocracy)의 탐욕에 나라가 결딴날 지경이다. 꾼들에게 국익은 안중에도 없다보니 AI 등 미래 산업을 둘러싼 논의는 실종상태다. 이게 진짜 위기다. AI 시대 1등의 가치는 과거와 다르다. 1등은 추격을 불허할 만큼 강력해 뒤지면 끝장이다.

올해는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원년. 인재육성과 R&D, 투자가 절실하다. 여기서 꼬꾸라질 순 없다.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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