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경기 둔화로 저소득은 물론 중소득·고소득 자영업자도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지난해 3분기 말 대출 연체율은 1.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1.71%)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거리 모습. 2025.1.8 /연합뉴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경기 둔화로 저소득은 물론 중소득·고소득 자영업자도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지난해 3분기 말 대출 연체율은 1.3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1.71%)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거리 모습. 2025.1.8 /연합뉴스

시장의 상황에 민감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일제히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7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바클레이즈, 시티, JP모건 등 8개 해외 IB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작년 말 기준 1.7%로 한 달 전인 11월 말보다 0.1%p 낮춘 것이다.

글로벌 주요 IB들의 전망치는 한국은행의 금년 성장률 전망치 1.9%는 물론 정부의 1.8%,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의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 등 주요 국내외 기관의 전망치보다 매우 낮아 걱정스럽다. ING의 전망치는 최악이다.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며 “올해 성장률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국들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한 달 전보다 상승했거나 변동 없이 유지된 반면에 한국만 하락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2%로 한 달 전보다 0.2% 높였으며 유로존(0.9%), 중국(4.3%), 일본(1.2%)은 한 달 전의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이래 계속되는 정치·사회적 혼란에다 제주항공 참사 여파까지 겹친 때문으로 추정된다.

최근 발표되는 거의 모든 국내 경제지표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심리지수는 88.4로 11월(100.7)보다 12.3p 하락,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3월 18.3p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원화 가치 급락에 따른 물가상승률 확대 압력도 커져 성장은 지체되는데 물가는 오르는 ‘이중 부담’은 설상가상이다. 그간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수출 증가세가 보복관세를 선언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져 우리나라의 생산과 소비·투자가 동반 감소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미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국내 주력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까지 감소 중이어서 앞으로는 1%대 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어 보인다. 돌발변수인 탄핵 국면 해소가 관건인데 수출 경기가 약화하기 전에 물가 자극 없는 내수 진작 대책이 요구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주장처럼 정치와 별개로 경제가 돌아가도록 만드는 게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