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함 엿새 연달아 휴무 가능

전통시장 “유동인구 늘어 활기”

골목상인 “내수 전혀 도움 안돼”

정부와 여당이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 그래픽 참조

수도권 지역 소상공인들은 연휴가 길어지면서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반면 일부 상인들은 오히려 해외여행과 지방 이동 수요가 증가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8일 오전 고위 당정 협의를 통해 내수 경기 부양과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경인일보DB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5~26일 주말에 이어 설 연휴까지 모두 엿새를 연달아 쉴 수 있고, 31일 연차를 사용하면 최대 9일까지 연휴가 가능하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상인들은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 미추홀구 신기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 신기시장의 한 상인은 “올해 설 연휴가 짧아 명절 특수를 보지 못할 줄 알았는데, 예년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며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국제시장 상인회 정창무 회장은 “평택은 지역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가 어려운 데다, 탄핵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상인들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연휴가 길어지면 유동인구가 많아져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길어진 연휴가 오히려 수도권 지역 상인들에게는 독(毒)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원 나혜석거리 발전상인회 이기범 회장은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임시공휴일을 지정했다고 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가 길어지면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아져 내수 경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황규훈 회장은 “연휴가 짧아야 많은 사람이 도심 지역에 머물면서 소비를 하는데, 그나마 있던 손님마저 지방이나 해외로 갈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일회성이 아닌 소상공인들이 장기간 실질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훈·김주엽·윤혜경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