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재발부에 관저 앞 긴장
여론뭇매 공수처, 경호처 돌파 고심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경찰과 탄핵 찬반 양측의 집회 참가자들이 뒤섞인 채 ‘일촉즉발’의 상태였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된 데 따라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됐다.
이날 오전 한남동 관저 앞은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 때보다 더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관저로 향하는 보행로는 경찰에 의해 통제됐고, 관저 입구 옆에 위치한 한남초등학교 정문부터 약 250m 거리의 볼보빌딩까지 도로에 경찰 기동대 버스가 줄지어 주차돼 외부인의 관저 진입을 막고 있었다. 관저 입구에는 4대의 대형버스가 도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관저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그야말로 ‘요새’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부터 루터교회와 한남초교 앞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반대’, ‘가짜국회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체포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남양주에서 온 최모(30)씨는 “평화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무력으로 윤 대통령의 체포를 시도하면 온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했고, 송모(56)씨도 “불법 영장 집행을 목숨걸고 막아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윤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탄핵 반대 측 집회 장소와는 불과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집회 참가자 장모(60)씨는 “윤 대통령이 자진 출석할거라곤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공수처와 경찰의 신속한 영장 집행이 필요하다”고 했고, 의왕시민 오모(46)씨는 “윤 대통령은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영장에 응하지 않으며 사법체계 자체를 부정했다”면서 “국헌문란을 일으킨 윤 대통령은 경호처 뒤에 숨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1차 영장 집행 실패 이후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은 공수처는 절치부심 속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대통령경호처의 철통방어를 돌파할 방안 마련을 고심 중이다.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투입 인력 확대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되,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