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낮아 타당성 확보 등 난항

중투심도 필요… “사업 동력 우려”

과거 백령도 용기포항에 정박한 대형여객선. /경인일보DB
과거 백령도 용기포항에 정박한 대형여객선. /경인일보DB

지난 5년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사업이 전과 같은 조건으로 다시 추진된다. 인천 옹진군은 선사 공모와 함께 신규 대형여객선 자체 건조 사업을 병행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양쪽 모두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옹진군은 9일 ‘인천~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문을 냈다. 공모 기간은 다음달 17일까지다.

지원 조건은 차량을 실을 수 있는 2천t급 이상 쾌속 차도선으로, 신규·중고(15년 미만) 선박 모두 가능하다. 이번 10차 공모는 옹진군이 백령항로 대형여객선에 최대 20년간 운항결손금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지난 공모와 내용이 같다.

옹진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9차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업무협약까지 맺었지만 사업자가 선박 신조를 위한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끝내 무산됐다.

이후 옹진군은 인천시와 함께 대형여객선을 직접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형여객선 자체 건조에는 750억~8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전망인데 인천시·옹진군이 각 70%·30%씩 재원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여객선 신규 건조 역시 갈 길이 멀다. 지난해 옹진군이 시작한 자체 타당성 조사는 오는 3월 결과가 나온다. 이를 다시 지방재정법에 따라 행정안전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지방행정연구원(LIMAC)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해야 한다. 올해 10월께 LIMAC에서 결과를 얻으면 이후 행안부 중앙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6월께 선박 건조에 들어가 2029년 10월 취항이 가능하다. 경제성이 떨어져 민간 사업자조차 꺼리는 항로에 지방비를 투입해 신규 선박을 건조하는 타당성을 확보해야만 사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장세성 서해5도 옹진군복귀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은 “10차 공모까지 가면서 결국 시간을 끄는 형식적 공모와 기약 없는 신규 건조를 백령도 주민들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라며 “내년이면 다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단체장 임기 내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업이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제2차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형여객선 신조를 위한 국비 확보에도 노력할 예정”이라며 “대형여객선 공모와 신조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 먼저 속도가 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