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집행’ 임박에 격앙된 분위기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한파를 뚫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에 참석한 인파로 가득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경기·인천 지역 경찰을 동원하기 위한 지시를 내리는 등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자, 관저 앞 집회는 더욱 격앙된 분위기를 띠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체감온도가 영하 12.4도까지 내려가 매우 추운 날씨였지만,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다수 집회 참가자는 추위 속에서 따뜻한 어묵과 컵라면을 먹으며 평화롭게 집회에 참여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반대 진영 집회 앞에서 손팻말을 흔드는 등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은 루터교회와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양손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멈추라는 의미로 사용한 문구인 ‘STOP THE STEAL’이 적힌 손팻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 집회에 걸린 ‘STOP THE STEAL’ 손팻말.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측 집회에 걸린 ‘STOP THE STEAL’ 손팻말.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고양시에서 왔다는 박모(70)씨는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 집회에 참석했다. 박씨는 “‘대통령을 점잖게 소환해서 조사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체포하는 방법밖에 없나’라는 생각에 열 받아 집회에 참석했다”며 “날이 춥지만 한 사람이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소용환(32)씨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자 결연한 마음으로 참석했다”며 “불법적인 영장으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오후가 되자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집회에도 참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집회 차량에서 나온 대중가요에 맞춰 ‘윤석열 체포’, ‘김건희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이들 집회는 탄핵 반대 측 집회와 멀지 않은 거리에서 진행됐다. 한 사람이 탄핵 찬성 측 집회 앞에서 ‘탄핵 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다 경찰이 제지해 돌아가기도 했다.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집회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측 집회 앞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 2025.1.10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인천 계양구에서 온 권범준(39)씨는 “일반인은 수사에 두 번만 안 나가도 체포당하는데 윤 대통령은 체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자가 아직도 수사에 임하지 않고 있단 사실에 분노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는 김모(31)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윤 대통령 본인이 스스로 당당히 수사에 임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경호처 뒤에 꼭꼭 숨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날이 추운데 국민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수사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