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고양 대곡역서 첫 차 출발

양주 일영역·정흥역·송추역 운행

1980년대 레트로풍 실내 ‘눈길’

볼거리 등 많아 지역활성화 기대

2월부터 4천원 하루 무제한 이용

11일 교외선이 양주 송추역에 들어서고 있다. 2025.1.11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11일 교외선이 양주 송추역에 들어서고 있다. 2025.1.11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생각만해도 가슴 따뜻해지는 그 때 그 시절 열차 속 이야기….”

경기 북부지역의 동서를 연결하는 교외선이 20년 만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11일 고양시 대곡역을 출발한 첫차는 오전 6시28분께 양주시 일영역에 당도했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고 웅장한 기관차 소리를 내며 열차가 멈추자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던 첫 승객들이 차례로 올랐다. 이날 양주지역 새벽 기온은 영하 15도 안팎으로 승강장에는 승객들의 입김이 자욱했다.

승차권은 자동발매기에서 발권하며 요금은 원래 2천600원이지만, 이날은 1천원으로 할인했다. 할인 행사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역에서는 ‘코레일톡 어플’과 ‘레츠코레일’에서 예매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영역에선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에 마련된 작은 박물관에서 교외선과 역의 옛 모습을 담은 자료를 볼 수도 있다. 특히 일영역은 그룹 BTS의 뮤직비디오(봄날) 촬영지로 알려지며 교외선 재개통 이전부터 국내외 여행객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객차는 무궁화호로 실내는 1980년대 레트로 감성으로 꾸며져 중장년층에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는 신선함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일영역을 출발한 교외선은 군데군데 눈이 쌓인 멀리 북한산을 뒤로하고 국민관광지인 장흥역을 지나 오전 6시50분께 송추역에 도착했다. 장흥역과 송추역은 일영역과 달리 역무원이 없는 역으로 이곳에서는 차내 발권으로 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교외선 재개통 첫 운행을 기념하기 위해 탑승했다는 장흥면의 한 주민은 “이 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이번 교외선 재개통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장흥지역은 색다른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아 여행객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설 명절이 끝나고 오는 2월3일부터는 ‘교외하루패스’가 도입돼 4천원만 내면 하루 동안 교외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 교외선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수현 양주시장은 “교외선의 성공적인 운행을 위해서는 관광사업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며 “시는 이를 위해 전국의 역 주변 관광지를 벤치마킹하고 장흥문화예술체험특구를 정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