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 여파로 과일과 채소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올해 설 명절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 30만2천500원, 대형마트 40만9천510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6.7%, 7.2% 증가한 것으로 역대 가장 비싼 수준이다.
이상기후로 과일과 채소류 등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탓이라는 게 한국물가정보 측의 설명이다.
전통시장에서 설 차례상 장을 볼 경우 지난해 대비 과일류는 57.9%, 채소류는 32% 올랐다. 과일의 경우 부사 사과(3개)값은 지난해 1만5천원에서 올해 1만8천원으로 20% 올랐고, 배(3개) 가격은 1만3천500원에서 2만7천원으로 두 배가 됐다. 무 한 개 가격은 지난해 2천원에서 4천원으로, 배추는 한 포기 4천원에서 7천원으로 75%나 올랐다.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돼지고기 가격은 차이가 없었으며, 제수용 닭고기(1.5㎏) 값이 12.5% 올랐다.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상 장을 보면 과일류와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보다 48.9%, 26.4% 각각 상승했다. 나물류와 수산물 가격은 각각 15.5%, 4.9%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사 사과(3개)값은 올해 2만1천240원으로 7.4% 올랐고, 배(3개) 가격은 1만7천970원에서 3만4천960원으로 두 배 상승했다. 무 한 개 가격은 4천500원으로 84.4%, 배추 한 포기는 6천800원으로 74.8% 각각 올랐다.
다만, 이번 물가정보가 조사한 설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정부가 지난 9일 내놓은 ‘설 명절 대책’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이번 설 장 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농·축·수산물을 최대 반값에 살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산물은 정부 할인지원(20%)과 생산자·유통업체 할인(20%)을 포함해 최대 40% 싸게 살 수 있다. 수산물은 정부 할인지원(20%)과 유통업체 할인(최대 30%)을 더해 최대 50%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농축산물 혹은 수산물을 각각 3만4천∼6만7천원 구매하면 1만원 상품권을, 6만7천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 상품권을 각각 환급받는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도 10%에서 15%로 올렸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오는 15일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오는 20일께 각각 정부·유통업체 할인과 온누리상품권 사용까지 반영해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