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비행기록장치 저장 중단
교차검증 위해 CVR도 미국행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기 블랙박스에 ‘마지막 4분’ 동안 자료가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사고 조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사고기 블랙박스 분석 결과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모두 사고기 지상 구조물 충돌 직전 4분간의 자료 저장이 중단됐다고 12일 밝혔다.
CVR과 FDR에는 조종석 내부 대화 내용과 사고기 고도와 속도, 자세 등 각종 비행 제원은 물론 각종 계통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데이터가 담겨있다. 블랙박스 자료는 이번 참사 전모를 밝힐 열쇠나 마찬가지였는데,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원인 규명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기 조종사가 비상상황을 선언한 오전 8시59분부터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말단 둔덕에 충돌한 9시3분까지 마지막 4분은 이번 참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필 가장 중요한 4분의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사고 조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사조위는 자료가 저장되지 않은 원인도 파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사조위는 “CVR과 FDR 자료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사고 조사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조사·분석 등을 통해 이뤄진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FDR 부품 파손으로 국내 분석이 어렵게 되면서 최근 미(美) 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분석차 FDR을 보냈는데, 교차 검증을 위해 CVR도 함께 이송했다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