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예금 개설 등 서비스 가능
인구감소지역 점포 폐쇄 불편개선
접근성 낮은 지역 중심 운용 계획
정부가 올해 6월부터 우체국에서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관련 법규 등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인천 도서 지역을 포함한 금융 서비스 취약 지역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1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우체국에서도 시중은행이 하고 있는 대출, 예금 개설 등의 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이 도서·산간 등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를 폐쇄하면서 시민 불편이 커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경인지방우정청은 옹진군 백령·대청·소청·덕적·연평·북도, 강화군 교동·양사·송해·양도면 등 인천에서 총 102개의 우체국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 섬 지역 주민들도 우체국을 방문해 대출과 예금 등 금융 업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공익적 성격이 큰 우체국은 이용객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도 점포를 운영하면서 우편·소포·보험 등을 취급하고 있다. 특히 접경 지역인 서해 5도의 경우 주민뿐만 아니라 군인과 이들의 가족도 많이 거주하고 있어 금융 업무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복(65) 대청면 소청1리 이장은 “병원 치료 등 생활 편의를 위해 주민 대부분이 육지에 집을 사는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육지로 나가야 하니 어려움이 컸다”며 “섬 특성상 인터넷뱅킹을 하지 않는 노인가구가 많아 근처 우체국에서 금융 업무를 보면 훨씬 더 편해질 것”이라고 했다. 백령·대청·소청도 등 서해 3도 지역을 관할하는 백령우체국은 이전부터 대출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하는 군인 가족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소연평도 주민들도 육지에 있는 은행 대신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연평우체국에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소연평도에서 육지에 있는 은행을 가려면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해 3시간 넘게 걸린다. 소연평도에서 어업을 하는 손학준(56)씨는 “꽃게 대금 등을 위해 은행에서 입출금 서비스를 자주 확인해야 한다”며 “섬과 육지를 오가는 일정이 오래 걸려 생업을 미루는 등 제약이 컸는데, 인근 연평우체국에서 금융 업무를 처리하면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제도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는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어 입출금 서비스 등을 대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우체국에서 직접 여러 금융 업무를 할 수 있다”며 “우체국 점포를 활용해 금융 취약 지역의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