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박현주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인천시가 발표한 초고층 빌딩 건립 계획이 실현되면 인천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다음으로 높은 마천루들을 보유하게 된다.

인천시는 지난달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에 각각 청라시티타워(448m·30층), 랜드마크타워(420m·103층)를 별도 높이 변경 없이 기존대로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초고층 빌딩 중에서는 서울 롯데월드타워가 555m로 가장 높고 이어 부산 엘시티 더샵 랜드마크 타워(411m), 서울 파크윈 A동(333m), 인천 포스코타워(305m)가 차지하고 있다. 청라시티·랜드마크 타워가 준공되면 나란히 국내 2, 3위 초고층빌딩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은 약 20년 전부터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축 계획을 내놓으면서 마천루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왔다. 초고층 빌딩은 지역 랜드마크로 대표되기 때문에 주변 상권 활성화, 고용 확대 등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지역사회에서 경제성 등 여러 요인으로 무산됐던 초고층 빌딩 건립 사업의 재추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것도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마천루만 한 게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초고층 빌딩은 여러 기대효과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랜드마크타워가 들어설 송도는 이미 오피스빌딩 공급이 충분히 이뤄져 업무시설 공실률이 높은 편이다. 인천은 신산업 중심으로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단기간 대규모 면적이 공급되는 초고층 빌딩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초고층 빌딩 건립으로 인파가 집중되면서 극심한 교통난이 발생하거나 도심 경관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천루를 보유한 중국은 이같은 문제점이 지속되자 높이 500m 이상 초고층 빌딩 건축을 금지하는 등 규제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시가 지역 랜드마크 건립이라는 장밋빛 전망 뒤에 가려진 그늘까지 살펴보는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박현주 인천본사 경제부 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