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전국 최고 성장률 불구
개인소득·민간소비 여전히 부진
비교대상 도시, 부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구조 개선 요구
가계 강력소비·재무구조 조정해야
연말이면 지역소득 통계가 발표된다. 각 지역의 연중 생산, 지출, 분배 등의 변화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어 지역의 경제정책 등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먼저 2023년 중 인천경제의 특징적 변화를 세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2023년중 인천경제는 4.8%가 성장하여 2022년에 이어 전국 최고의 성장률을 보였다. 석유화학, 전기전자, 기계 운송장비 관련 제조업이 선전한데다 항공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괄목할만한 성장 기여 덕분이다. 지역내총생산에 인천 시민이 다른 지역에서 벌어 온 순수취역외소득을 더한 지역총소득도 4.8%가 증가하여 8대 광역시중 울산에 이어 2위의 증가율을 보였다.
둘째, 인천의 지역내총생산이 부산을 확실히 앞섰다. 그해 생산량에 그해 물가를 곱하는 명목기준 지역내총생산은 2023년중 인천이 116.9조원으로 부산의 114.2조원에 2.7조원 앞섰다. 한편, 물가상승분은 제외하기 위해 그해 생산량에 전년 물가를 곱하는 실질기준으로는 인천이 111.7조원으로 부산 103.3조원보다 8.4조원이나 앞섰다. 실질기준 8.4조원은 인천 지역내총생산의 7.5%, 부산의 8.1%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인천의 성장이 멈추거나 퇴보하지 않는 한 부산이 쉽사리 따라잡기 어려운 규모다.
셋째, 지역내총생산이나 지역총소득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1인당 지표, 특히 1인당 개인소득이나 민간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지역총소득 중 정부와 법인에 속하는 소득을 제외한 개인 부문의 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이 1인당 개인소득이다. 민간소비는 가계소비나 개인소비와 크게 차이가 없는 개념이다. 2023년중 인천의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17개 시도 중 8위, 8개 광역시 중 6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1인당 민간소비는 전국 11위, 광역시 중에서는 8위, 즉 꼴찌다.
이제 시사점 두 가지를 짚어보자. 첫째, ‘대한민국 제2의 경제도시’, ‘글로벌 톱텐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천의 비교 대상 도시는 이제 부산에서 벗어나는 게 좋겠다는 것이다. 우선 인천은 제조업과 항공업, 사업서비스업 등 생산자 지원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데 비해, 부산은 제조업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수창고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비 위주 서비스업에 의존하고 있다.
또 인구는 부산이 많지만 취업자 수는 인천이 많다. 게다가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가 부양하는 15세 미만 유소년과 65세 이상 노년 인구의 비율, 즉 부양비가 2024년 기준으로 부산은 48.8%인데 인천은 38.9%로 거의 10%가 차이 난다. 즉, 산업구조나 인구구조 면에서 인천과 부산의 격차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따라서 앞으로 비교를 하자면 같은 문화생활권인 수도권의 서울과 경기도를 대상으로 특히, 1인당 지표를 중심으로 비교하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시민이 행복한 도시’, ‘제2의 경제도시’가 되려면 인천 시민의 낮은 소득과 소비수준이 크게 향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1인당 개인소득이 부진한 것은 개인소득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근로소득이 적기 때문이며 이는 근로자의 낮은 노동생산성에 기인한다. 산업별 부가가치를 산업별 취업자 수로 나누어 계산한 인천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은 전국 평균의 84.0% 수준이며, 제조업은 63.7%에 불과하다. 근로자의 생산성은 근로자의 지식과 기술(총요소생산성), 근로자가 사용하는 기계설비(자본장비율)가 좌우한다. 즉 교육·훈련, 지적 투자와 시설투자가 결국 인천 시민의 1인당 개인소득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의 부가가치율이 낮으면 교육·훈련이나 투자를 확대할 여력이 없게 된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위주의 산업구조 개선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 1인당 민간소비가 부진한 이유는 가계부채가 과도한 데 따른 것이다.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 재산소득이 줄어들뿐 아니라 빚을 갚고 나면 쓸 돈이 부족해지니 민간소비가 낮아진 것이다. 소득을 늘려 빚을 갚지 못한다면 소비를 줄이거나 자산을 처분하여야 한다. 즉 인천 가계의 강력한 소비 및 재무구조 조정이 긴요하다는 말이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