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무료 예방접종 주력
급증 추세에 설 연휴 전 대응 태세
“어르신 많고 고립돼 예방 철저히”
진료소 없는 지도 등엔 병원선 투입
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가 많고 의료체계가 열악한 인천 섬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옹진군은 병원선 등을 이용해 독감 확산 방지를 위한 주민 무료 예방접종에 주력할 계획이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인구 1천명당 독감 증상 의심 환자는 이달 첫째 주 기준 99.8명이다. 전국의 독감 증상 의심 환자는 지난해 12월 셋째 주 31.3명, 넷째 주 73.9명 등으로 증가 추세다.
인천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셋째 주 34.4명, 넷째 주 64.6명, 올해 1월 첫째 주 86.5명, 둘째 주 109.8명으로 독감 증상 의심환자가 급증했다.
인천 섬 지역은 독감 확산 시 즉각적인 진료와 입원 등이 어렵다. 23개 유인도 등으로 구성된 옹진군 관내 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1곳과 영흥도 민간의원 2곳(치과 1곳 포함)이 전부다. 또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등 질병에 취약한 옹진군 내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의 33.7%에 달한다.
섬 지역에선 아직 내륙처럼 독감 유행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이달 설 연휴로 방문객이 증가하면 독감이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설 연휴 섬으로 향한 인천항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모두 1만2천796명으로 이 중 56.5%(7천237명)가 외지인이었다.
자월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미라(46)씨는 “아이들은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을 모두 마쳤고, 아직 섬에서는 독감이 유행하지 않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설 명절 이후가 걱정이다. 섬은 고립된 공간이면서 어르신 비율도 높아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 등이 발생 시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옹진군은 보건지소 8곳과 보건진료소 11곳을 이용해 주민들의 독감 예방접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민 수가 적어 진료소조차 없는 굴업도와 지도 등에는 병원선을 투입해 주민들의 예방접종을 지원 중이다. 이달 7일 기준 옹진군의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어린이·임산부·고령자) 중 83.3%가 독감 예방접종을 마쳤다. 이는 인천 전체 평균인 75.7%를 상회하는 것으로 인천 10개 군·구 중에서도 가장 높다. 옹진군은 지난해 11월부터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 주민(1만2천여명)에 대해서도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주고 있다.
박혜련 옹진군 보건소장은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 유행이 커지고 있어 섬 지역에서는 더욱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며 “독감과 코로나19 등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주민들은 서둘러 접종을 마쳐달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