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양 도로 3곳서 추돌사고

도로에 생긴 얼음막 ‘안전 위협’

치사율 높아 안전거리 확보 필수

14일 오전 5시15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차량 44대의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025.1.14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14일 오전 5시15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 파주 방향 인근에서 차량 44대의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025.1.14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14일 오전 고양 일대 도로 3곳에서 총 차량 10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등 이날 경기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19명이 다치는가 하면, 출근시간대 도로 통제로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이들 사고 전반의 원인 중 하나로 도로 위 살얼음인 ‘블랙아이스’가 지목되면서 시민들의 빙판길 사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관계당국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터널 출입구·커브길 등 주요 위험구간 운전 시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을 당부했다.

고양·안산·오산 등 경기지역 곳곳서 사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양시 자유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 총 103대 차량이 연루된 다중 추돌사고 3건이 발생해 18명이 다쳤다.

먼저 이날 오전 5시16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총 42대 차량이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16t 화물차 운전자를 포함해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5시50분께는 고양시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46대가 연루된 추돌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1명이 중상을 입고, 12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사고 지점 후방인 고양휴게소까지 약 3km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14일 오전 6시41분께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서울문산고속도로 파주 방향에서 차량 18대의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025.1.14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14일 오전 6시41분께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 서울문산고속도로 파주 방향에서 차량 18대의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2025.1.14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정체 상황에서 이날 오전 6시41분께 고양시 도내동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휴게소 흥도IC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 15대가 추돌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두 사고 처리 여파로 문산방향 정체가 오전 내내 이어졌다.

고양뿐 아니라 경기남부지역 곳곳에서도 다중 차량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35분께 안산시 상록구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1명이 목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어 오전 8시5분께 화성시 오산동의 편도 3차로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결빙 구간을 만나 미끄러져 총 10중 추돌사고로 번졌다.

이와 비슷한 시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이면도로에서도 차량 5대가 연달아 추돌했다. 두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고양 등 경기지역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사고 원인으로 ‘블랙아이스’가 꼽히고 있다. 사진은 폭설이 내린 후 빙판길로 얼어붙은 도로 모습.  /경인일보DB
고양 등 경기지역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사고 원인으로 ‘블랙아이스’가 꼽히고 있다. 사진은 폭설이 내린 후 빙판길로 얼어붙은 도로 모습. /경인일보DB

공포의 ‘블랙아이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고양 등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사고의 한 원인으로 도로 위 살얼음 블랙아이스를 지목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얇은 막처럼 형성되는 얼음을 말한다. 매연과 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 투명하지 않고 검거나 짙은 회색을 띤다. 운전자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기도 한다.

블랙아이스는 강추위가 닥쳤을 때뿐 아니라, 겨울철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비나 눈이 내리거나 기존에 내려 쌓인 눈이 녹으면서 아스팔트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이 지표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을 때 다시 얼면 생겨날 수 있다. 아울러 안개가 도로면에 달라붙어 얼거나, ‘어는 비’가 내릴 경우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어는 비는 비가 차가운 지면이나 물체에 닿아 급속히 얼면서 살얼음을 만드는 현상을 뜻한다.

치사율↑ ‘방어운전’ 당부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는 다른 사고 유형보다 위험도도 높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간 도로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4천609건이며 사상자는 7천835명에 달한다. 치사율도 사고 100건 당 2.3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1.5명)에 비해 높았다.

소방당국은 블랙아이스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고 대형사고를 유발하는 만큼, 운전자들이 주행 시 안전거리 확보 등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블랙아이스는 갑작스런 제동이나 방향 전환 시 차량 제어가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특히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주요 위험구간 진입 시 서행하며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운전자들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수현·김태강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