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양 도로 3곳서 추돌사고
도로에 생긴 얼음막 ‘안전 위협’
치사율 높아 안전거리 확보 필수
14일 오전 고양 일대 도로 3곳에서 총 차량 10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등 이날 경기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19명이 다치는가 하면, 출근시간대 도로 통제로 극심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이들 사고 전반의 원인 중 하나로 도로 위 살얼음인 ‘블랙아이스’가 지목되면서 시민들의 빙판길 사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관계당국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터널 출입구·커브길 등 주요 위험구간 운전 시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을 당부했다.
고양·안산·오산 등 경기지역 곳곳서 사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양시 자유로와 서울문산고속도로에서 총 103대 차량이 연루된 다중 추돌사고 3건이 발생해 18명이 다쳤다.
먼저 이날 오전 5시16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자유로 구산IC(파주 방향) 인근에서 트럭과 버스, 승용차 등 총 42대 차량이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16t 화물차 운전자를 포함해 3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5시50분께는 고양시 덕양구 서울문산고속도로(문산 방향) 고양분기점 인근에서 차량 46대가 연루된 추돌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1명이 중상을 입고, 12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일부 도로가 통제되면서 사고 지점 후방인 고양휴게소까지 약 3km 구간에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정체 상황에서 이날 오전 6시41분께 고양시 도내동 서울문산고속도로 고양휴게소 흥도IC 인근 도로에서도 차량 15대가 추돌해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서울문산고속도로는 두 사고 처리 여파로 문산방향 정체가 오전 내내 이어졌다.
고양뿐 아니라 경기남부지역 곳곳에서도 다중 차량 추돌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35분께 안산시 상록구 편도 2차로 도로에서 차량 7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1명이 목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어 오전 8시5분께 화성시 오산동의 편도 3차로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결빙 구간을 만나 미끄러져 총 10중 추돌사고로 번졌다.
이와 비슷한 시간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이면도로에서도 차량 5대가 연달아 추돌했다. 두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포의 ‘블랙아이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고양 등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사고의 한 원인으로 도로 위 살얼음 블랙아이스를 지목했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얇은 막처럼 형성되는 얼음을 말한다. 매연과 먼지가 함께 섞여 있어 투명하지 않고 검거나 짙은 회색을 띤다. 운전자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식별이 어렵기 때문에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기도 한다.
블랙아이스는 강추위가 닥쳤을 때뿐 아니라, 겨울철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선 비나 눈이 내리거나 기존에 내려 쌓인 눈이 녹으면서 아스팔트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이 지표면 온도가 영하로 떨어졌을 때 다시 얼면 생겨날 수 있다. 아울러 안개가 도로면에 달라붙어 얼거나, ‘어는 비’가 내릴 경우 블랙아이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어는 비는 비가 차가운 지면이나 물체에 닿아 급속히 얼면서 살얼음을 만드는 현상을 뜻한다.
치사율↑ ‘방어운전’ 당부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는 다른 사고 유형보다 위험도도 높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간 도로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4천609건이며 사상자는 7천835명에 달한다. 치사율도 사고 100건 당 2.3명으로, 도로가 얼지 않았을 때(1.5명)에 비해 높았다.
소방당국은 블랙아이스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렵고 대형사고를 유발하는 만큼, 운전자들이 주행 시 안전거리 확보 등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블랙아이스는 갑작스런 제동이나 방향 전환 시 차량 제어가 어려워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특히 터널 출입구, 고가도로, 그늘진 커브길 등 주요 위험구간 진입 시 서행하며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운전자들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속도를 줄이고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수현·김태강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