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대다수 교통불편·도로정비

치안 공백 우려 “타기관 협조를”

많은 눈이 내린 수원시내 한 골목. /경인일보DB
많은 눈이 내린 수원시내 한 골목. /경인일보DB

겨울철 눈이 내린 날과 내리지 않는 날의 112 신고 건수가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미 지난해 11월 기록적 폭설로 급증한 신고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은 현장 경찰관들은 지자체 등 유관기관 차원의 선제적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4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23~2024년 2년간 동절기(12월~2월) 관내에서 눈이 온 날의 일평균 112 신고 건수는 243건으로, 눈이 내리지 않은 날(216건)에 비해 12%가량 많았다.

대표적으로 폭설이 내렸던 2023년 12월19일과 지난해 2월21일에는 각각 264건, 299건의 신고가 접수됐을 만큼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들 신고 대부분이 교통불편·도로정비 등에 쏠린 탓에 현장 초동조치에 주안점을 두는 지역 경찰관들은 업무쏠림과 치안공백의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27일부터 만 하루 동안 습설을 동반한 눈폭탄이 내린 경기남부지역에서 접수된 112신고는 총 3천700건에 육박했으며, 대부분 단순 교통 관련 신고였다.

수원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11월 폭설 당시 출동량이 상당했는데 도로결빙·교통불편과 같은 단순 신고가 대다수였다”며 “‘중요 신고’에 대응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걸 늘 느끼지만 (폭설 신고의 경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블랙아이스’ 여파로 경기지역 곳곳에서 교통사고 신고가 잇따랐듯, 눈이 내린 이후 줄지 않는 신고도 이들에게는 부담이다.

경찰은 올겨울 강설에 따른 신고 급증에 대비해 총력대응을 예고하면서도, 유관기관 차원의 공동 예방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찰 관계자는 “폭설이 내릴 경우 신고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가용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하고 있다”면서 “지자체에서 피해가 우려되는 도로와 취약시설 대상의 제설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