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고위공직자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면서 대국민 입장문을 녹화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3분 한남동 관저에서 공수처 수사팀에 의해 체포됐고, 곧바로 경호차량에 탑승해 경호관의 경호를 받으며 과천 공수처로 향해 오전 10시 50분께 공수처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시점에 맞춰 공개된 녹화 입장문을 통해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 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긴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수처 출석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5.1.15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공수처 출석 관련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2025.1.15 /대통령실 제공

그는 먼저 “안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 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 체계를 수호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힘내시기 바란다”고 말문을 맺었다.

윤 대통령의 입장문은 공수처에 체포되기전 관저에서 녹화한 것을 언론에 배포했다. 윤 대통령은 노타이 차림의 양복 차림으로 공수처에 체포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경호 차량으로 공수처에 도착, 자진 출석하는 형태로 공수처 사무실로 올라가는 모습이 잠시 TV 생중계로 노출됐다. 경호 차량 사이로 윤상현 의원과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함께 출석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