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얼음 깨짐, 학생 1명 사망
3년간 전국 137건 발생, 주의 필요
도내 “구조장비 위치 멀어” 지적도
“두께 균일치 않아… 적극 계도를”
겨울철 저수지와 하천 등지에서 얼음 깨짐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 빙판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5시19분께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의 한 저수지 얼음 위에서 중학생 11명이 놀던 중 얼음이 깨지며 6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4명은 스스로 물 밖으로 빠져나왔고 2명은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됐지만,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군은 끝내 숨졌다.
앞서 2021년 2월에도 김포시 대곶면의 한 저수지에서 얼음낚시를 하던 남성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당시 남성은 의식을 잃은 채 소방에 구조됐다.
빙판이 생긴 호수나 저수지, 하천 등에 사람이 들어가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꾸준히 있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발생한 얼음 깨짐 사고는 총 137건으로, 이로 인해 9명이 사망했다.
지난 14일 성남에 위치한 분당저수지와 수원 광교저수지에는 추운 날씨로 인해 빙판이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중앙으로 갈수록 얼음은 투명해졌고, 빙판 곳곳에 금이 간 상태였다. 두 저수지 모두 주변 산책로에는 ‘위험, 호수 내로 절대 들어가지 마세요’와 같은 문구가 적힌 팻말이 붙어있었고, 구명환·조끼·줄 등이 비치된 수난인명구조 장비함도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광교저수지에서 만난 정모(52)씨는 “구조장비가 비치된 것은 다행이지만, 보관함 간 거리가 길다고 생각된다”며 “1초라도 빠른 대응을 위해 추가 설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호수나 저수지에 생긴 얼음은 언제든 깨질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저수지 빙판 아래로 물이 흐르는 점과 일교차 등으로 인해 두께도 균일하지 않고 얼음도 약하다”고 했으며,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지자체는 빙판 진입을 막는 안내문 등을 적극 활용해 계도해야 한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얼음 깨짐 사고 시 피해자와 목격자의 과도한 대처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물에 빠졌을 때 상반신을 수면 위로 꺼내 호흡을 확보하고, 힘을 뺀 상태로 얼음에 지지해야 한다”며 “목격자들은 신속하게 119에 신고한 후 저수지에 비치된 수난구조장비 등을 이용해 구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