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재학생 성모(국문학 전공)씨는 소득수준이 낮아 국가장학급 1유형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이지만, 2개 학기를 제외하고는 성적기준 미달로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성씨는 “학원 아르바이르를 병행하면서 수업 출석과 과제 마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성모씨 제공
단국대 재학생 성모(국문학 전공)씨는 소득수준이 낮아 국가장학급 1유형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이지만, 2개 학기를 제외하고는 성적기준 미달로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성씨는 “학원 아르바이르를 병행하면서 수업 출석과 과제 마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성모씨 제공

최근 대학들이 속속 등록금 인상 결정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1월8일자 2면 보도=10년만 등록금 오르나… 재정 위기 속 경인 대학들 고심), 이를 두고 대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생들도 물가 상승의 여파를 함께 받는데, 학교가 겪는 재정 문제의 어려움을 학생들에게 떠넘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53.5%로 운영 재원의 절반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형태”라며 “대학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가 쌓아둔 적립금의 용도를 전환하고, 학교 법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재정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전국 4년제 대학 40여곳에서 등록금 인상을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며 “대학이 법적 인상 상한선까지 등록금을 올려 학생들에게 연평균 34만여원의 부담을 전가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대넷은 가톨릭대·서울예대 등 전국 20여개 대학교 총학생회로 구성된 연합단체다.

16일 국회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가 쌓아둔 적립금의 용도를 전환하고, 학교 법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재정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대넷 제공
16일 국회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가 쌓아둔 적립금의 용도를 전환하고, 학교 법인의 책임을 강화하는 등 재정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대넷 제공

단국대 재학생 성모(국어국문학 전공)씨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원 강사 일을 병행하면서 매 학기 휴학을 고민한다고 했다. 월세와 생활비, 등록금을 내기 위해 일주일에 3일을 학원에서 일하는데,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장학금 지급을 위한 성적 기준(3.0/4.5만점)을 넘기지 못했고, 그만큼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성씨는 “책 읽는 게 좋아 국문과에 진학했는데 사실상 학원 강사가 됐다. 학원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 시험 기간에 맞춰 강의 시간도 임의로 길어지다 보니 학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은 등록금만이 아니라 오르는 식비나 생활비 부담도 고스란히 받는다”며 “등록금 인상은 학업과 인생에 큰 영향을 주는데 대학이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나 대책마련도 없이 학생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오르는 등록금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넷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대학생 1천8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대학생 84.6%(1천578명)가 등록금을 비싸다고 인식하고, 83.4%(1천556명)가 현재 등록금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