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수사·수감기관 인근 ‘지지층’ 결집… 긴장감 고조

 

의왕·과천시에 구치소·공수처

500여명 곳곳서 “尹 수호” 외쳐

“내전과 다름 없어” 과격 표현

일부는 격앙, 통제 인력에 욕설

소요 대비… 남부廳 경비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16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지난 15일 체포된 이후 의왕(서울구치소)과 과천(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으로 동선이 묶이면서 경기남부 지역이 ‘최전선’으로 급부상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한남동에서 의왕·과천으로 주 전선을 옮겨 ‘공수처 폭파’ 등 격앙된 목소리로 거리를 메우자, 돌발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경기남부경찰도 경비 태세를 강화하며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16일 오전 11시께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 지지자 500여명이 모여 청사 정문 방향으로 ‘윤 대통령 수호’,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동운 공수처장의 인신을 위협하는 과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으며 분노와 울분을 토해냈다. 성남에서 온 조모(67)씨는 “지금 총만 들지 않았지 내전과 다르지 않다”며 “(공수처) 수사가 계속 이어지거나 탄핵까지 인용되면 지지자들의 행동은 지금보다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조사 및 체포적부심 심문에 불출석한 16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2차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불발됐다. 2025.1.1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2차 조사 및 체포적부심 심문에 불출석한 16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2차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불발됐다. 2025.1.16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윤 대통령이 구금된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지지자들의 집회는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현장에서 만난 집회 참석자 중 일부는 경찰을 향해 협박하듯 “너네가 감히 대통령을 체포해 ×××들아”라며 욕설을 섞어 소리쳤다. 집회 인파가 점차 늘자 경찰이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두른 폴리스라인이 한때 밀리기도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체포되자 자동차로 15분 안팎, 직선거리로 4㎞ 남짓인 공수처와 서울구치소를 오가며 집회를 찾는 지지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일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경찰청은 비상이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청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와 서울구치소 일대 기동대 15개 중대(약 970명)를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또 두 지역을 관할하는 과천·의왕서 경비과는 물론 형사·수사·교통 기능의 가용 인력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이날 오후에는 대구·광주·울산 등지의 기동대 경력도 지원 요청했다. 인원이 집중된 집회 현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전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부근 녹지에서 한 남성이 분신해 중태에 빠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은 만일의 소요 사태에 대비해 경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 등 기약 없는 대규모 인파 운집 예고에 현장에 나간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업무 과중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한 경기남부청 소속 기동대원(30대)은 “출동 빈도가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어 직원들이 걱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남부청은 “휴일을 보장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 상황을 감안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인력을 탄력 운영할 예정”이라며 “(돌발상황과 관련) 소방에 협조해 구급차를 배치했고, 소화기 등 휴대장비를 적절히 활용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수현·한규준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