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여야 지지율 급변… 탄핵에만 힘쓴 역효과?

인천·경기에선 2배 이상이던 지지율 격차가 불과 3%로

민주당, “국민의 경고” vs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

여야 정당 지지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부터 체포까지 탄핵 정국이 이어진 한 달간, 거대 야당이 오히려 지지율 역풍을 맞았다. 한 달 동안 여당 소속 대통령 탄핵에만 집중하다 정작 민심은 챙기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주요 정당 지지도(1월 셋째주)’를 자체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39%)이 더불어민주당(36%)을 넘어섰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17~19일 전국 만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12월 셋째주)에선 각각 24%, 4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란특검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5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란특검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5 /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인천·경기 지역 결과를 눈여겨 볼 만하다.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셋째주 인천·경기 지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52%, 국민의힘 21%로, 전국 평균보다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인 1월 셋째주 조사에선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 39%, 국민의힘 36%로 집계됐다. 전국 수치와 달리 지지율이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시작으로 최근 한 달은 여당에 악재가 가득했던 시기였다. 12월 16일 한동훈 대표가 사퇴했고, 대통령 권한대행 중이던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마저 27일 가결됐다. 해를 넘겨 지난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다 불발되자 법원은 7일 영장을 다시 발부했고, 지난 15일 결국 윤 대통령은 체포됐다.

이 기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윤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목표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헌법재판관을 제대로 임명하지 않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했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신속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 구속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 체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행보가 역효과를 낸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보고 있다. 국민은 여당이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불러온 대통령을 당론으로 감싸자 이에 실망해 돌아섰지만, 그렇다고 탄핵에만 집중하는 야당에도 피로감과 불신을 느낀 분위기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기간 무당(無黨)층을 끌어들이지 못한 데다, 18~29세 청년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그러는 사이 보수층은 위기 상황에 결집하고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2025.1.13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2025.1.13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12월 셋째주 18~29세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0%, 국민의힘 15%였다. 1월 셋째주엔 민주당 30%, 국민의힘 25%로 급변했다. 이 기간 인천·경기 지역 무당층은 20%에서 16%로 줄었는데, 이마저 흡수하지 못했다. 민주당 지지율 상승은 국민이 당의 행보를 온전히 지지해서가 아닌, 여당의 자책골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이룬 ‘불안한 성과’였던 셈이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쉽게 말해 ‘야당도 정신 차리고 잘 하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여당이 반헌법적 행보로 국민에게 실망을 줬는데, 야당도 민생경제나 민심을 들여다보는 일에 소홀하다면 언제든 심판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봤다. 이어 “이번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겸손한 자세로 시민에게 와닿는 정책을 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정당 지지율 상승이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니다. 위기 상황에 보수 지지자들이 결집한 결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 지지율이 다시 후퇴하지 않고 인천지역 지지율도 역전되는 것을 목표로 민생을 돌보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