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작황 부진 영향 2년 10개월만에
고환율 현상과 원재료 상승이 더해지면서 식품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원두값이 치솟으면서 커피 업계 도미노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 폴 바셋은 오는 23일부터 제품 28종 가격을 평균 3.4% 인상한다. 매일유업 관계자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로, 지난해 스타벅스, 커피빈에 이어 올해 폴 바셋도 인상 행렬에 참여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룽고는 4천900원에서 5천300원으로 400원(8.2%), 카페 라떼는 5천700원에서 5천900원으로 200원(3.5%) 오른다. 아이스크림도 인상 품목 중 하나로 4천원에서 4천300원으로 300원(7.5%) 오른다.
폴 바셋이 가격 인상을 빼든 것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원두 가격의 상승, 급격한 환율 변화 및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와 음료 사이즈 가격을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폴바셋은 “판매량이 가장 많은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에스프레소, 티류의 가격은 기존 가격대로 동결해 인상분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8월엔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올렸다.
동서식품은 원재료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커피 제품 출고가를 평균 8.9% 인상했다. 인스턴트 커피, 커피믹스, 커피 음료가 대상이었다. 커피빈은 지난해 말 코코아 가격이 뛰자 초릿 파우더가 포함된 음료를 기존보다 200원 인상했다.
기후 플레이션에 고환율이 더해지면서 식품업계 도미노 인상 우려가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 국제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아라미바 원두는 파운드(lb) 당 327.15 달러에 시장 거래를 마쳤다. 1t(톤)으로 환산하면 7천212.35달러로 지난해 1월 평균 4천112.9달러 대비 72.9% 상승했다.
같은날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터 원두는 1톤당 4천924달러에 거래됐다. 로부스터는 인스턴트 커피 등에 주로 사용되는 원두로 지난해 1월(1천962.86달러)보다 150.9% 올랐다.
고환율 속 다른 지표에서도 커피를 포함한 수입물가 지수 상승세가 관측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42.14로, 11월보다 2.4%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커피(9.7%), 원유(3.8%), 철광석(3.9%), 메탄올(3.3%), 인쇄회로기판(9.0%), 2차전지(3.4%)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