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로 만든 동화책… 아이들 인천에 애정 갖길”
지역 설화 바탕으로 스토리 재구성
반복적 시행착오 겪으며 학습시켜
중장년 교육활동 이어나가고 싶어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내가 사는 지역에 애정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천 남동구와 관련된 설화와 역사 이야기를 ‘생성형 AI(인공지능)’로 재구성한 동화책 ‘새랑이 게랑이와 함께 떠나는 인천 남동구 옛날이야기’가 최근 공개됐다. 남동구 평생학습관의 지원을 받은 학습동아리 ‘미래더하기 상상’의 작품이다. 이 모임엔 소프트웨어 강사로 활동 중인 최미숙(52), 양선주(47), 변정란(50), 민홍미(46), 황미현(45)씨 등 5인이 활동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글, 그림 등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전자책 형태로 주민들에게 공개된 이 책은 소래포구와 호구포에 관한 설화, 남동구 전설로 알려진 오닭이 주막, 박창보 장수 이야기, 국내 최초로 세례를 받은 이승훈 베드로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양씨는 “모임을 시작한 2022년부터 메타버스를 공부했는데 자연스럽게 AI 분야에도 관심이 갔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로 남동구와 관련된 설화를 엮어 동화책을 제작하는 것을 동아리의 학습 목표로 정했다”고 했다.
이들은 6개월 동안 관련 도서를 찾아보며 생성형 AI 활용법을 익혔다. 이후 남동구 설화 관련 자료를 모아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현대적 시각을 덧붙였다. 남동구 마스코트인 ‘새랑이’와 ‘게랑이’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개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을 ‘챗GPT’에 반복적으로 학습시켜 원고를 구성했다. 바다와 산, 한복, 장수 등의 이미지도 ‘미드저니’(이미지 생성형 AI) 등으로 만들어냈다.
변씨는 “처음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손자손녀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챗GPT가 노인들의 구어체를 잘 구현해내지 못했다”고 했다. 민씨는 “명령어를 입력하고 결과물이 나오면 피드백을 주고, 시행착오를 반복적으로 겪으며 AI를 학습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소프트웨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아이 출산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주부로 살아온 이들은 몇해 전 모두 동일한 교육을 수강하고 강사로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천시교육청·인천테크노파크 등이 주관하는 ‘인천SW미래채움 강사양성과정’ 1~3기 출신이다.
끝으로 최씨는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면서 제2의 인생이 시작됐고, 60세 이후에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계획할 수 있게 됐다”며 “생성형 AI로 전자책을 펴낸 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중장년을 위한 교육 활동도 이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