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생 야구 팬·상인천중 교장 등

이광빈 학생 도우려 지역곳곳 손길

父 “응원·후원 덕에 투병 큰 위로”

급성 백혈병 투병 중인 이광빈(16)군은 상인천중학교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부친 이창욱씨 제공
급성 백혈병 투병 중인 이광빈(16)군은 상인천중학교 야구부에서 투수로 활약했다. /부친 이창욱씨 제공

“이광빈 학생, 쾌유를 기원해요!”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인천 야구 유망주를 돕기 위한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모이고 있다.

상인천중학교 야구부 투수로 활약 중이던 이광빈(16)군은 지난해 12월 개인 훈련 도중 몸에 이상을 느꼈다. 부모님과 함께 찾은 한 병원에서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무균병동에서 항암 치료 중이다. 골수 이식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이군의 남동생이 골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연수구청리틀야구단에 입단한 이군은 상인천중 야구부에서 프로선수의 꿈을 키워왔다. 이군을 지도한 이홍민 상인천중 야구부 감독은 “광빈이는 항상 훈련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했다. 중학생답지 않게 빠른 공을 던지는 등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며 “백혈병 진단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군은 지난해 12월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한국은퇴선수협회로부터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제물포고등학교 야구부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오른쪽 사진은 인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올린 이광빈 선수의 치료비 모금 활동 게시글. /인천야구소프트볼협회 SNS 캡처
오른쪽 사진은 인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올린 이광빈 선수의 치료비 모금 활동 게시글. /인천야구소프트볼협회 SNS 캡처

인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지난 15일 생일이었던 이군이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바라며 후원 계좌를 열었다. 협회 김은영 사무국장은 “광빈이 치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고 했다.

이군의 사연을 전한 글에는 “치료 과정이 힘들 테지만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 기억하고 힘내요” “아직 학생이어서 많이 후원하지는 못했어요. 완벽히 나아서 꼭 다시 그라운드에서 웃고 재미있게 뛰는 선수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19일 기준 1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골수 기증이 필요한지 묻는 이들도 있었다.

‘이광빈 선수와 생일이 1달밖에 차이 나지 않는 평범한 08년생 야구 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아는 사이도 아니고 같은 지역에 살지도 않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드래프트에 지명 받고, 훌륭한 선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만으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적었다.

황경진 상인천중 교장은 “광빈군의 투병 소식을 듣고 교직원과 야구부 지도자들도 후원금을 모아 최근 가족에게 전달했다”며 “광빈군은 성실하고 착해 선생님들에게도 예쁨을 많이 받는 학생이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인천을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전신인 SK와이번스에서 투수로 뛰었던 이군의 아버지 이창욱(40·제물포고 야구부 코치)씨는 “광빈이는 최근 들어 항암 치료로 몸무게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많은 분이 보내주신 응원 메시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잘 버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씨는 “광빈이를 응원하고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큰 위로를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간호에 전념하고 있는 이군의 어머니는 “광빈이가 훗날 프로야구 선수가 돼 아픈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정운·송윤지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