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이어 헌재 침입 시도도

영장 발부 판사는 신변 보호 조치

대법 “소신껏 재판해야 법치 작동”

警, 서울구치소·공수처 경비 강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밤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추정 차량의 앞을 막고 있다. 2025.1.18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밤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추정 차량의 앞을 막고 있다. 2025.1.18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으로부터 촉발된 지지자들의 집단폭력 사태가 거센 후유증에 직면할 전망이다.

19일 새벽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시설에 침입해 시설을 파손한 것을 넘어 같은 날 오후에는 헌법재판소에도 침입을 시도하다 붙잡히는 등 법치주의의 상징적 장소인 법원마저 폭동의 표적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극우성향 유튜버들은 서부지법 난동 당시 법원 내부로 진입해 지지자들이 판사 사무실 등을 파손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튜버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편성, “지난 이틀간 서부지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난 18일부터 영장이 발부된 이날까지 총 8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 18개 경찰서로 나눠 조사 중이다.

전날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서부지법 담장을 넘어 침입한 혐의, 공수처 차량을 공격한 혐의 등으로 40명이 연행된 데 이어 이날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경찰 저지선을 뚫거나 담장을 넘어 서부지법에 침입, 각종 기물을 파손한 46명이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이처럼 법원이 무단 침입에 공격을 받은 사태와 관련,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서부지법을 직접 방문해 “30년간 판사 생활을 하며 이런 상황은 예상할 수도 없었고 일어난 바도 없다.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 부정이자 형사상으로도 심각한 중범죄”라며 “비상계엄부터 탄핵에 이르기까지 여론이 많이 분열된 상황이지만, 모든 건 사법 절차 내에서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가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된 것을 두고도 천 처장은 “판사들이 신변의 위협 없이 재판을 소신껏 독립적으로 할 수 있어야만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폭력 사태와 관련,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은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의왕시 서울구치소와 조사가 진행되는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해 경비 경력을 상시 배치키로 하는 등 경비 강화에 나섰다. 20일부터 경력을 두 배로 늘려 서울구치소에 4개 중대, 공수처에 2개 중대를 배치할 방침이다.

1천500여명의 지지자들은 이날 서부지법에서 출발해 헌재까지 행진을 벌였으며, 헌재에 도착한 이후 담을 넘어 안으로 진입하려던 남성 1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20일 긴급 대법관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조수현·김형욱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