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적부심사 청구… 기각 결정
헌정사 첫 구치소 갇힌 現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시점부터 구속 수감되기까지 정확히 20일이 걸렸다.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현직 최초’라는 불명예도 따라 붙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자정 공수처를 통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이튿날 오후 9시께 서부지법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및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오전 7시께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대통령 관저로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인간띠’를 형성하며 체포 저지에 나선 경호처에 가로막혀 같은 날 오후 1시30분 집행 중지를 결정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1차 체포영장의 시한이 만료된 6일 서부지법에 재차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다음날 2차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길목에는 철조망이 설치되고 버스를 동원한 ‘차벽’도 늘어섰다. 경찰은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경찰청 소속 베테랑 형사 1천명을 동원해 요새화된 관저 돌파를 준비했다.
14일 자정께부터 본격적인 2차 체포 작전이 시작됐다. 경찰기동대가 관저 입구 진입로를 확보한 뒤 15일 오전 5시45분부터 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다. 7시30분께 관저 정문을 통과한 공수처·경찰은 38분 뒤인 8시 8분 관저 출입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했다. 공수처 수사팀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2시간 가까이 영장 집행 방식에 협의한 뒤 오전 10시33분,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이 집행됐다.
같은 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영상녹화조사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저녁 9시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조사가 진행된 8시간20분 동안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불면의 밤’을 보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은 ‘기각’이었다.
공수처는 17일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부지법은 다음날 오후 2시께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애초 예상과 달리 윤 대통령이 심사에 출석해 40여분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4시간50분이 소요된 영장실질심사를 끝낸 윤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로 이동해 대기했다.
영장실질심사 종료 8시간여 뒤인 19일 오전 2시59분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 수용동으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그렇게 헌정사상 최초로 구치소에 갇힌 ‘현직 대통령’이 됐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